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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4시간이 모자라

 

24시간 중에 20은 빼고 (야릇하게) '4시간이 모자라~'

 

침대 위에 올려둔 물건들이 간밤에 바닥에서 자는 나를 덮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며 잠을 청한지 2주가 훨씬 넘은 듯 하다. 주말을 기해 청소를 꾀하고 있었지만,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다. 불 보듯이 뻔하다.

 

치과에서 마취를 심하게 한 탓에 비리고 시린, 썩 좋지 않은 기분으로 집에 돌아와 방바닥에 일단 누웠는데 - 어제의 과음과 새벽 기상과 여차저차한 일들로 거의 네시간 밖에 못잔데다가 출장까지 다녀온 - 뇌까지 마취된 이 기분에 청소를 안하면, 제정신차리면 도저히 겁날 것 같아서 바로 시작했다. 어떻게 이 조그만 방을 깨끗이 치운 것도 아니고 그저 방바닥이 보이게 하는데 4시간이 넘게 걸리다니. 정확히 어제 저녁 8시 30분부터 청소를 시작했는데, 네시간을 넘겨 조금 전에 끝났다. 뭐가 끝인지 모르겠지만.

 

물론 처치해야할 음식물 쓰레기와 산더미같이 쌓인 빨래와 현관앞에 문지기처럼 버티고 서있는 분리수거 박스들은 그대로 있다. 월요일 회사 행사, 화요일 스터디, 수요일 신입 환영식, 목요일 치과, 금요일 출판 기념회. 떡 버티고 있는 사랑니 세개는 또 언제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