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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on de alone/어떤 낱말들의 모임

가장 소중한 것 어머니와 어제 나눈 통화에서 '요즘 를 다시 읽고있다'라는 말씀을 들었다. 아주 예전에 읽었는데 어렴풋이 더듬어 본다면 보물을 찾아 겁내 돌아다녔는데 사실 집 뒷마당에 있더라, 하는 이야기였다. 얼마전 겨울의 끄트머리에서 만난 스무살짜리 사촌동생이 을 물어왔다. 다시 읽어보고 이야기 해주겠노라 했는데 엄두가 안나 아직도 미루고 있다. 짚신이 다 닳도록 봄을, 보물을, 자기를 찾아 아프게 돌아다녀야 할까. 그 힘든 여정을 굳이 떠날 필요가 있을까. 예전에는 너무 어려서 그들을 '바보'라 생각했고 지금은 너무 어리석어서 그들을 여전히 '바보'라 생각하고 있었다. 아, 삶에서 진정한 바보가 되는 것은 얼마나 어렵고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바보될 자격도 없는 이들이 바보를 손가락질 하는 세상이다. 더보기
계속해서 사노 요코 <죽는게 뭐라고> "나쁜 할머니야..." 새벽 세시가 다 되어간다. 창밖에는 빗소리가 어렴풋이 들린다. 자야지. 삶이란 요상한 것이다. '요상하다'라는 말이 아예 사전에 등재되어 있지도 않은 것처럼. 하긴 그것만큼 요상함과 어울리는 뜻풀이도 없겠지. 줄곧 존재하지만 절대 찾을 수 없는. 왜 요상한 것들은 죄다 아름다울까. 제길. * 아직 잠들지 않았으니 실은 2월 15일의 연장선인 셈인데, 하루동안 너무나 많은 글을 썼다. 써댔다 가 맞는 표현이겠지. 오늘따라 더 많이 쓰고 싶고 쓰고 싶은 것들이 넘쳐나는데 참고 있다. 요코 할머니라면 어땠을까. 문득 고향집 어딘가에 처박혀있을 가 읽고 싶다. 요코 할머니는 '일본인은 사랑을 믿지 않는다' 라고 했지만 누구보다 사랑을 사랑했던 그녀일 것이야. 쓰벌. 삶도 사랑도 너무나 요.. 더보기
사노 요코의 <사는게 뭐라고> 그다지 인기있는 블로그가 아니라서 때로는 다행이다. 도대체 하루에 포스팅을 몇 개나 하는건지. 방안으로 쭈악 들어오는 기세좋은 햇살을 받으면서 침대에 엎드려있다. 사노 요코 할머니의 겨된장 이야기를 읽다가 -겨된장은 꼭 한번 만들어보고 싶던 거라 - 차라도 한잔 마셔야지 싶어서 전기포트에 물을 데우는 중. 일본인 작가의 책을 읽고 있어 그런지 문득 일본의 다도 생각이 난다. 뭘 그렇게 귀찮고 복잡하고 쫌스럽게 하하호호 불고 돌리고 따르나? 그냥 한잔 쫙 마시면 될껄, 하고 줄곧 생각해왔지만 작은 일도 허투루 넘기려는 법이 없는 일본인의 정서가 사실은 요즘 시대에 참 귀하고 반가운 법이다. 나도 정좌하고 이런저런 다기를 갖춰놓고 허공에 잔을 돌렸다가 따랐다가 작은 빗자루로 찻잔을 막 휘저었다가 하고 싶은 .. 더보기
김은덕, 백종민 부부의 <한 달에 한 도시> 언젠가부터 여행책을 잘 사지 않는다. 가보기도 전에 미지의 세계에 대한 설렘을 뺏긴다는 게 주된 이유이지만, 배가 몹시 아프다는 것이 진짜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를 구입했다. 이 부부가 마냥 좋기 때문이다. 이 부부를 처음 본 것은 작년 여름이었나, 이야기나무 출판사에서 열었던 워크샵에 참가했을 때다. 김은덕, 백종민 두 부부가 한 달에 한 도시에 살아본다는 컨셉으로 세계여행 중 인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들의 이야기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앞서 말했듯이 배가 아프기 때문이다. 몹시. 다들 쌍쌍으로 참가한 워크샵에 홀몸(?)으로 꿋꿋이 참가해 강의를 들었는데, 의 필진이었던 이 부부가 잠시 짬을 내 들러 주었다. 함께 앉아있는 두 사람의 눈빛이 어찌나 좋아보였던지. 백종민 씨는 추후에 쓴.. 더보기
마리 루티의 <하버드 사랑학 수업> * 굿 러버Lover가 되기 위해 공부중. 기대없이 사왔는데 읽을수록 좋다. * 요즘 서점에 자주 들리는데 어제 서가에서 우연히 꺼내 펼쳐본 책에는 '그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가자고 하면 싫어도 좋은 척, 기쁘게 따라가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다' 라고 씌여있었다. 저자는 무슨 귀신이 씌여서 이딴 소리를 버젓이 적어놓은 것인가. 자기를 죽이고 남인척 하는게 무슨 연애고 사랑인가. 아이스크림 먹기 싫다고 해서 그 관계에 금이 간다면 그건 그냥 거기까지 인거지. 배려와 연기act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것인데, 도대체 이 저자는 얼마나 자기를 죽이고 좋은 애인을 만나서 행복감을 누리는지 모르겠네. * 사랑을 꼭 하바드에서 배울 필요는 없지만, 좋은 책이니 좋은 연애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볼 것을 추천. 더보기
[도서 이벤트] 음식을 끊다 http ://me2.do/FVvYDUt2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