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_')()()()/머리

좋은 관계

△ 볼록하게 흘러내린 옆선이 고와서 '배흘림 청자 화병'이라 이름 붙여주었습니다. 예쁘다!




/ 이게 뭐라고.


카페에 마주 앉아 테이블 위로 서로의 손을 포개고 있는데, 문득 그 애가 말을 합니다. 그래, 이게 뭐라고. 손을 잡는 건 어쩌면 아무 것도 아닌건데, 거리 위의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는 것과 하등 무엇이 다르기에 나의 마음을 이토록 편안하게 할까요.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합니다. 잘 잤니, 라는 목소리가 나의 아침을 열고 잘 자, 라는 목소리가 나의 하루를 가만히 닫습니다. 연애를 하면 당연해지는 풍경 중 하나지요. 오늘 문득 '좋은 관계'에 대해서 생각했어요. 좋은 관계란 어떤 관계일까. 제가 생각한 정의는 이러합니다. '함께 하고 싶은 것들이 많고, 할 수 있는 관계' 라고. 


함께 하고 싶은 것들은 너무 많은데 할 수 없는 관계도 있고, 함께 하고 싶은 것들이 도통 생각나지 않는 버석버석 무미건조한 관계도 있습니다. 그 사람이 어떠냐에 따라서 결정된다기 보다는 상대와 나의 합이겠지요. 함께 저녁을 먹고 싶은 날엔 좋아하는 식당에 가서 저녁을 나눌 수 있고, 문득 영화가 보고 싶을 때 같이 볼 수 있고, 집으로 가는 길에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쓸데없는 얘기를 나눌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히 좋은 관계이지 않을까. 또 그런 사소한 것들을 함께 할 수 있음에 늘 고마워 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지고, 그 마음을 잊지 않는 좋은 사람이 되기로 노력한다면 그걸로 이미 그득하지 않을까. 


함께 있음을 충분히 즐기기. 감사하기.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_')()()() > 머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자병 : 생산성보다는 생명성  (0) 2017.07.17
완벽한 순간, 완벽한 사람 같은 건 애당초 없을거라고.  (0) 2017.07.04
러브레터  (0) 2017.06.25
물결을 따라  (0) 2017.06.22
사랑  (0) 2017.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