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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머리

러브레터


비오는 새벽,
어떤 남자에게 보낸 글.

/ 새벽에 잠이 안와서 짧은 글 남겨요.

당신이 말한 것처럼 앞으로 함께 많은 것들을 나누었으면 좋겠어요. 서로의 삶에 포개지는 작은 순간들이 많기를, 그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 당신과 나를 좀 더 아름다운 사람으로 만들기를 바라요.

내 삶에 와주어서 고마워요. 잘자요.


(*)

또, 연애를 한다.
연애에 관한 지지부진한 감상을 죽 늘어놓다가 그만 말아버렸다.

/ 지현씨, 좋아해요. 많이.
그러니 당신도 나를 좀 좋아해줄래요?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일이 이런 느낌인 줄 이렇게 행복한 것인줄 몰랐다는 무구한 눈동자에게, 그런 사람을 잃는다는 것이 얼마나 쓸쓸하고 쓸쓸하여서 마음 속의 바다를 모조리 잃어버린 것만 같은 황망하고 아득한 기분일 줄도 모를 것이라고 차마 말하지 않았다.

10년 전 쯤 '사랑이 나를 좋은 사람 만들고' 라는 짧은 글을 썼다. 사랑이 나를 좋은 사람 만든다. 바다를, 우주를 온통 잃어버리고 섬짓한 두려움에 덜덜 떨면서도 나는 또 사랑 앞에 섰다. 사랑을 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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