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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머리

좋아하는 마음

추운 겨울은 꽤 심드렁했다. 퇴사를 했고, 여행을 다녀왔고, 아무리 더듬어도 얼굴을 전혀 기억할 수 없는 만남을 잠깐 가졌다. 저 사람은 나를 왜 안 좋아할까, 라는 물음과 저 사람은 나를 왜 좋아할까, 라는 물음이 번갈아 떠올랐다 다시 가라앉았다. 한 번 스친 옆모습이 마음에 쿡 박혀서 몇년을 품고 다닌 얼굴도 있고, 아무리 바라 보아도 내 눈에서 미끄러져 사라지는 얼굴이 있다. 왜 그런걸까나.

어제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르며 한쪽 어깨를 다정하게 짚었는데 맙소사, 말 그대로 '다정하게' 느껴졌다. 평소 내 몸에 닿는 터치들에 굉장히 날을 세우는 편인데, 친하지도 않은 그 사람이 다정하게 느껴지다니. 그가 내게 던진 사소한 질문들의 답을 홀로 뒤늦게 떠올려보며 좋아하는거야? 라고 잠깐 고개를 갸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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