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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2016년 11월 13일

 

 

서울 친구들아.
대구에 아파트 있냐고 물었지?
대구에 아파트 있어.
믿기 힘들겠지만 공항도 있어.
아이맥스도 있어. 이 나쁜놈들아.

 

 

*

 

 

지난달 친구의 결혼식 때문에 내려왔었는데 우짜다보니 3주만에 다시 고향 방문을 하게 되었다. 새벽에 아깝게 열차를 놓치는 바람에 - 엄마에게 이 말을 했더니 '드디어 놓쳤냐?' 라는 대답을 들었다. 늘 빨리 빨리 안 다닌다고 혼나다가. 쩝 - 날린 표값을 쓰린 가슴으로 품어안으며 다시 열차를 끊어서 대구로 왔다. 아직 여기는 포근한 가을이구나. (지금 서울은 이화여대쪽으로 난 길의 단풍이 그렇게나 예쁘다.) 아무도 없는 집. 집에 돌아와서 옷을 갈아입고 늘 밥이 들어있는 밥솥에서 밥을 꺼내 먹고 TV를 본다. 서울에는 TV가 없으므로 집에 와서야 겨우 보게되는데, 채널이 백 개 가까이 있는데도 어쩌면 하나같이 재미가 없을까.

 

결혼 33주년 기념으로 무얼 갖고 싶으시냐고 여사님께 물었더니 품목은 비밀이고 돈으로 주면 고맙겠다는 말을 하셔서, 열차는 놓쳤을지언정 봉투는 고이 데리고 왔더랬다. 나도 이제 부모님께 봉투를 드릴 수 있는 사람이라니. 그렇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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