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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2016년 11월 11일

동그랗게 고여있는 지난밤.

퇴사를 했다. 최근 일주일동안 파일 정리를 부던히 하고 넘겨줄 것들만 추리고 추려도 10기가가 훌쩍 넘는다. 일기처럼 고이 간직할 것도, 추억할 것도 없지만 이 시간이 나에게 그저 기계 부품처럼 의미없이 흘러간, 버텨낸 의미가 아니기를 바란다.

헤어짐의 장면에서는 도무지 어찌할 바를 몰라서 황망히 인사를 하고 서둘러 나와버렸다. 눈물이 났다. 버스를 올라타고는 서점에 갔다. 버스에서도 계속 눈물이 났다. 나도 참, 출판사를 퇴사하고 그 길로 서점으로 간다니. 가는 길에 좋아하는 케이크를 한조각 샀다. 책을 좀 구경하다 집으로 왔다.살고있는 골목의 모퉁이에 자리한 슈퍼에서 맥주를 한 캔사서 골목길에서부터 마셨다. 한 캔도 채 못마셨는데 온몸이 씨뻘개졌다.

수고했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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