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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머리

자숙의 기간

어제였나 그제였나. TV를 보며 방바닥에 굴러다니던 지남이와 한셋트로 잔소리를 들었다. 늬들 인생이 어쩌고 저쩌고. 듣다 듣다 나는 '자식의 인생으로, 당신의 인생을 정당화 시키려하지 말라'고 대꾸한다. 당신의 인생은 당신의 인생이고, 자식의 인생은 자식의 인생이라고. 자식이 잘 되면 좋겠지만, 그건 자식의 인생이라고. 보람이야 있겠지만, 당신의 인생은 아니지 않느냐고. 아 버릇없긴. 되바라지긴.  

자식의 인생으로, 당신의 인생을 정당화 시키려하지 말라.

퉤.

그 말은 결국 '작은 나'에 대한 정당화일뿐이지 않은가. 남의 집 자식처럼 대기업에 다니지 못하고, 부모에게 근사한 옷을 마련해주지 못하고, 부모인생의 찬란한 기둥이 되어주지 못하는, 어쩌면 '못난 자식'인 나에 대한 서글픈 정당화가 아니었는가 하고.

안다. 나의 어머니가, 나의 어머니라는 이유만으로 얼마나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감내했는가를. 세상의 여느 어머니들도 그러하겠지만, 세상의 여느 어머니가 그러하다는 이유로 당신도 기꺼이 세상의 여느 어머니가 되기를 자처했다는 것을. (세상에는 그렇지 않은 어머니들도 얼마나 많은가)

'너희는 엄마 인생의 자존심이야'  어렸을때부터 귀가 따갑도록 듣던 말. 이 말이 족쇄가 되어 내 목을 비틀고 있었음을, 나는 몇년전 작은 사건을 계기로 알게 되었다.

엄마. 내가 좀 못나면 어때?
얘야. 그건 절대 안된단다. 나는 가슴이 철렁한단다. 내가 뭐 못해준게 있는가 싶어서 미안하단다.




정당화.


섣부른 치기이든, 오해이든, 쥐알만한 자존심이든 좋다.
정당화가 필요하다는건, 결국 현상태의 그릇(不)에 대한 인정일 뿐일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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