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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2010년 9월 29일

나도 희열에 차서 출근하던 때가 있었지. 출근길. 지하에서 지상으로 오르는 계단을 향하며 이 한문장을 생각해내고는 적어두어야겠다 생각하던 찰나, 내 뒤에서 검은 그림자가 불쑥 뒤따라오다 무겁고 큰 소리로 '지각 아니예요?' 하며 나를 앞질러 빠르게 사라진다. '으오아아아아아아아아. 깜짝이야!' 엄마를 닮아 갑작스런 움직임에 유난히 깜짝깜짝 잘 놀라는 나는, 괴성비슷한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무겁고 큰 목소리의 주인공은 들어온지 얼마되지않은 신입 아르바이트로, 이틀전 내곁의 책상에서 휴지를 뽑아 안경으로 쓱쓱 닦는 중에 내가 '휴지로 닦으면 렌즈에 기스나요' 한마디 건넨게 전부다. 호탕하다는 표현이 썩 잘어울리는 그는, 어제도 벌레로 여직원 한명을 놀래킨걸 봐서 짓궂다 할수도 있겠지. 몇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놀란 가슴은 진정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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