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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2010년 9월 27일 : 유약한 분홍

횡단보도 앞. 조그마한 단발머리 여자아이가 오도카니 서있다. 꽃처럼 환한 분홍을 입고서.
분홍. 이 세상에 내비치는 유약한 사랑.  

아이는 작고 작아 하얗고 검은 횡단보도 사이로 빨려들어갈것만 같다. 하얗고 검은 사이로 스며드는 분홍.


* 세상에 드러내는 유약함. 여자아이에게는 예외없이 분홍을 입힌다. 험하고 험한 세상(이라고들 한다)에서도 여자아이는 여전히 분홍이다. 여리고 어린 분홍. 강한 것은 파괴하고 싶지만, 내 앞에서 드러내놓고 고개를 숙이고 꼬리를 내리는 존재에게는 어쩌면 한없이 보드라운 것이 사람의 심리가 아니겠는가. 분홍의 여자아이. 세상이 각박해질수록, 험하고 험해질수록 아이를 감싼 분홍은 더없이 꽃같을터. 강하다. 찬란하게 드러나는 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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