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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2010년 5월 30일 : oh!월이 이렇게 가는구나

기상이변으로 낮과 밤의 온도차가 너무나 극명하다. 낮에는 그렇게나 덥다가도-예년에 비하면 그리 더운 수준도 아니지만- 밤이 되면 가을 초입마냥 오실오실 살을 에는 한기가 감돈다. 친구들이 전화에 대고 날씨 이야기를 하는걸 듣고 있자니 날씨가 화제에 오를만큼 그렇게 유별스럽구나 싶기도 하고, 이제는 날씨얘기를 입에 올릴만큼 우리도많이 어른이 되었구나 싶기도 하다. 

나는 오월을 무척 좋아한다. 여태까지 지나온 오월중에 특별히 기념할 만한 어떤 추억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오월의 초록이 유달리 명징한 것도 아니지만 내 머릿속의 관념적인 오월을 나는 사랑한다. 

Oh 월! 감탄사로 시작과 매듭을 짓는 멋진 달. 어느새 오월이군, 중얼거리면 금새 사라지고 없다. 오월이면 늘 책장에 묵혀두었던 이양하의 수필집을 꺼내고 괜스레 창을 활짝 열어 밤공기를 집안 가득 들여본다. 피부에 맞닿는 오월의 차가운 밤공기. (문득 잠시 밖으로 나가 밤공기에 얼굴을 맞대보았다. 기분좋은 다정함.)

비가 마구 내린뒤 숨이 탁 막힐정도로 습한 초록 속을 자분자분 걷고 싶다. 다정한 이를 멀찍이 몇걸음 앞세우고 그이의 등을 따라 걷고 싶다. 내일은 오월의 마지막 날. 맥주를 한캔들고 오월을 보내줘야지.

잘가요, 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