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의 날씨

dddd



흩날리는 눈송이들 때문에 아침부터 하늘이 붐비는 날이다. 오늘이 춘분이랬는데 봄 춘春이 꽤나 무색하리만큼 겨울에 어울리는 날씨. 어지러이 흩날리는 눈송이만큼이나 땅은 출근하려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다. 아침마다 밀고 밀리고, 넘어지고 휘청거리고를 반복한다. 지하철에서 우- 하고 쏟아져나와 맹렬한 기세로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 틈에 섞여 있노라면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걸까?' 라는 의문에 이어 묘한 안도감이 든달까. '분명히 이렇게 살려던 건 아니었는데 다들 이렇게 사니까 나도 뭐 남들만큼은.' 이라는 생각. 


오늘 아침도 출구로 향하는 계단을 꾸역꾸역 오르는데, 할머니가 계단 한가운데서서 전단지를 나눠주고 계셨다. 당신 생각으로는 입구에게 나눠주면 사람들이 잘 받지않으니, 아예 피할 곳 없는 빽빽한 계단에서 나눠준다면 사람들이 쉽게 받으리라는 계산이었겠지. 마치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간달프처럼, 할머니는 자신을 향해 불어닥치는 그 수많은 인파를 온몸으로 막아냈다. 



'오늘의 날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웃을까  (0) 2018.03.24
달리기  (0) 2018.03.22
2018년 3월 11일  (0) 2018.03.11
2018년 3월 5일  (0) 2018.03.05
오래걷는 봄  (0) 2018.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