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_')()()()/머리

인생낭비

까페에서 빙수를 시켰는데 카레라이스가 나온 가운데, 사소한 일로 여자 둘이서 언성을 높이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2층에서 1층을 내려다보며, 1층에서 2층을 올려다보며 서로의 마음에 불을 지른다.

겨울 숲에 쉬이 불이 나는 것처럼 사람의 마음에도 물기가 없으면 불이 나는거겠지. 나는 올 여름에 빙수를 많이 먹고 뱃속이 촉촉한 사람이 될거야.

* 헤어질 때 뒤돌아선 뒤, 다시 고개 돌려 누군가의 뒷모습을 흘끔 확인하는 습관이 있는데 자민이가 묵묵히 내 뒷모습을 봐주고 있어서 너무 찡했다.


ㅡㅡㅡㅡ


* 열살터울의 사촌동생이 학교생활과 알바에 대한 괴로움을 와다다 쏟아내며 말미에 '왜 그렇게 인생낭비를 해?' 라며 읊조렸는데, 그 순간 뒷통수를 탁 치는 느낌이 있었다. (설마 진짜로 누가 친건 아니지?)

그래, 인생은 한번 뿐인데 왜 쓸데없는데 낭비를 해야하지? 너무너무 소중하고 아까운거라 좋은 것, 귀한 것만 누리기에도 벅찬데.

물론 고통도 필요하지. 고통이 필요한 이유는 놓아버리기 위해서.

난 필요를 필요로 하며 살고싶지 않아. 우리 모두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행복해질 권리가 있으니까.

'('_')()()() > 머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빠  (0) 2016.05.17
예쁜 이가 되자!  (0) 2016.05.17
어른이 되는법  (0) 2016.05.15
그리운 것들은 대부분 옳은편  (0) 2016.05.12
what?   (0) 2016.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