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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머리

오빠


오빠.
늘 고맙다는 얘기 하고 싶었어.
한번도 소리내서 고맙다는 말 꺼낸적 없지만,
오빠도 내 마음알지? 늘 묵묵히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내가 가끔 짜증내고 투덜거려도 오빠가 조용히 제 몫을 해준 덕분에 매일의 내가 있는거잖아.

사실 난 오빠가 뭘 하는지 관심도 흥미도 없었거든. 어쨌거나 내가 부탁하면 어지간해선 다 들어줬으니까. 새벽이든 자정 넘은 밤이든 언제나 내가 필요로하는 그 순간에 곁에 있어준게 오빠야. 그래, 물론 오빠가 내 속 다 뒤집어 놓은 적도 더러있지. 아끼던 내 옷은 왜 그렇게 망쳐 놓은거야? 하루종일 일하느라 짜증나고 지쳐서 그랬던거야?

오빠한테 너무 고맙지만, 요즘 오빠한테 바라는게 있다면 조금 더 힘써줬으면 한다는거. 이왕 하는 김에 말리고 개주기까지 하면 안되겠니? 서랍에 넣는건 내가 할게.

탁기 오빠에게. 


- 오밤중에 세탁기 돌리다 힘들고 지쳐 띄워보는 편지. 과학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하였으니 아침에 입으면 자정 12시에 분해되는 '신데렐라 웨어'를 만들던가, 아니면 다같이 네이키드로 돌아가자. 인체 본연의 아름다움을 기껏 천쪼가리로 가리고 싶은가!

세탁하고 널고 개고 또 쌓고. 무한궤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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