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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머리

스마트 세계로 입성


아빠가 드디어 스마트폰을 샀다. 아, 정확히 말하자. 엄마가 아빠에게 아빠돈으로 스마트폰을 사줬다. 그동안 얼마나 갖고 싶으셨을까. 이게 뭐라고.

아빠가 스마트폰의 바람빠지는 '스. .'도 못꺼낸 이유는 단 하나. 술만 마셨다하면 폰을 해먹는 아빠의 버릇때문에 두어달 동안 폰을 일곱대 해잡수고는 어찌 스마트폰 타령을 하겠는가. 등짝 찍히지.

아무튼 카메라도 갖고 싶고, 밖에서 메일도 보고싶었던 아빠는 이제 신이 났다. 스마트폰이 처음 보급되기 시작했을 때 사귀던 남자친구가 IT계열이어서, 나는 누구보다 빠르게 스마트폰의 폐해를 맛본 사람이다.

하루종일 폰만 들여다보니 참 놀라웠달까.
'이걸로 우리 위치도 알 수 있어.'
'오늘 날씨 궁금하지 않아?'
'이렇게하면 다같이 이야기도 할 수 있고...너두 얼른 사!'

하루종일 폰만 들여다보는 그 애를 보면서 혀를 찼었는데, 얼마지나지 않아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그러고 있어서 놀랐더랬다. 나는 사람과 만나 이야기 할 때는 폰을 안본다. 길을 걸을때는 길을 걸으려고, 밥을 먹을 때는 밥을 먹으려고 노력한다.

부디 아빠는 스마트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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