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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on de alone/어두운 의자 안에서

굿바이 마이 비담

(뒤에 서있는 병사들 표정이 사뭇 띠껍다. '너 이생퀴 눈에 빨간약넣고 혼자 폼 잡는동안 우리는 몇시간을 벌벌떠는줄 아느냐' 라는 생각을 하는걸까. 어쨌든 비담은 너무 멋져)
<선덕여왕>이 바로 조금전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오늘 대한민국의 많은 여심女心이 눈물을 찍어냈을듯. 나도 테레비앞에 쪼그리고 앉아 비담의 죽음을 보면서(죽을때까지 멋있어)눈물을 펑펑 흘렸다. 선덕여왕 중반부까지만 해도 '난 사극은 보지않는다'며 시큰둥했었는데 꽃미남 배우들의 대거 투입으로 안볼수가 없겠더라. 뒤늦게 줄거리 쫓아가느라 고생 좀 했다. 여왕의 남자들은 물론, 적장까지 잘생겼으니(계백님하)! 한때 월야님께 몹시도 빠져 있었는데.흠흠. 아무튼 비담의 죽음을 끝으로, 덕만을 향한 비담의 사랑과 맞물려있던 모든 이야기 구조가 끝난다. 족제비같이 앞머리를 깨끗하게 빚어넘긴 스타일도 어울리지만, 역시 비담은 휘날리는 긴머리가 제맛. 신국 최고의 검객답게 끝까지 여심 흔들어주시면서 그 무술 빛을 발하고, '덕만까지 칠십보' '덕만까지 삼십보' 가슴절절한 멘트 날려주시고, 종국에는 '덕만. 덕만아!'를 애절하게 부르며 수많은 눈물샘을 자극했다. 엉엉. 

<모던보이> 크랭크업 직후, 한 케이블 방송에서 배우 이한을 인터뷰 한적이 있었다. 이름을, 예명인 이한에서 본명인 김남길로 다시 바꾼다는 내용이었는데 그때는 인지도가 거의 없는 배우였으니 그러려니 했었다. 아무래도 이름을 다시 남길로 바꾼것은 이한이라는 예명이 뜨지못한 '이한恨'을 청산해보자 하는 의미도 있는것 같고. 지금에서야 얼굴이 워낙 익어, TV에서 예전영화를 틀어줄때 '어 여기 김남길이 나왔었나?' 라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되지만 난 <미인도>를 영화관에서 보고도 김민선의 그 사내가 남길씨인줄 몰랐다.최근까지 그랬다. 아무튼 배우는 작품을 잘 만나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고, 또 그 배역을 소화하려면 그동안 남모를 고생하며 내공을 갈고닦아야 했을터. 비담이라는 캐릭터를 120,130% 채워준 김남길씨와 그동안 고생해준 수많은 배우여러분과 스텝분들에게 박수를! (수많은 꽃미남들이 한 드라마에 그토록 많이 집결할수있는 작품이 어서빨리 또 나오길!)

* 이요원은 곧 <된장>이라는 영화로 다시 만나볼수있을듯. 이전에 TV에서 영화의 막바지 촬영과 선덕여왕을 같이 병행하고 있는 소식이 나와서 좀 대단하다 싶었다. 처음에는 미실의 카리스마에 밀려서 그랬는지 어쨌는지 미스캐스팅이라는 인상을 많이 받았으나, 중성적인 느낌을 소화하면서 점차로 여왕의 위엄을 갖추어나가는 모습에서 '이요원이 흔한캐릭터가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하게됐고. 이제 선덕이 끝났으니 무슨 낙으로 TV를 보려나. 그들의 다음 행보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