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alon de alone/어두운 의자 안에서

제임스 카메론의 <AVATAR>

오오. 간간이 터져나오는 사람들의 탄성소리. 일요일 저녁 HAHAHA식구들과 함께 <아바타>를 보았다. 아이맥스관에서 안경위에 안경을 쓰고 관람했는데, 영화보면서 두어번 허공에 손을 더듬거려보았다. 예고편을 보고 잔뜩 기대했던대로 아름다운 영상이었고, 스토리나 아이템을 보면 <반지의 제왕>에서 많은 모티브를 따온듯 보인다.(말타기,활쏘기,날아다니는 큰새. 종족규합이라든가 전쟁.) 3D판 반지의 제왕정도? 아무튼 제왕물(?)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나로써는, '종족'이라는 개념이나 'My Lord' 이런거에 뿅 가기 때문에 무척 재미있게 봤다.

가능한 많은걸 차용하려고 한듯한데, 못된 대장이 움직이는 로봇이나 아바타를 보면 옛날 만화영화가 생각난다. 옛날 만화영화 보면, 로보트(만화영화에 나오는건 로봇이 아니라 로보트라 불러줘야됌. 그래야 간지!)에 사람이 탄뒤에 막 로보트를 조종해서 나쁜놈이랑 싸우는데, 로보트가 다치면 조종사도 다치고, 조종사가 정신을 잃으면 로보트도 정신을 못차리고 헤롱거리는 그런 컨셉의 로보트 만화가 많았잖나. 옛날만화 주인공은 죄다 심성이 곱고 착하며 지구를 구하겠다는 사명감에 불타는 훌륭한 어린이나 청년이었기 때문에, 그 착한 심성으로 로보트와 영혼의 교감을 이뤄냈다. 만화와 영화에 차이가 있다면, 못된 대장이 탄 로봇은 정신적 교감이 안된다는거고 제이크설리 및 기타동료들이 타는 아바타는 얼굴부터 뇌세포까지 닮게 짜여져서 정신적 교감이 된다는 차이. 그래서 아바타라고 부르는거겠지만. 아무튼 '정신적교감이 되는 로봇'을 타고 주인공은 뭘하는가? 스토리는 빤하다. 인간이 돌아갈곳은 자연뿐이다, 자연만이 인간을 구한다. 가이아 사상을(영화에서는 에이와 라고 부른다) 도입시켜서 자연을 파괴하려는 인류는 결국 파멸한다, 그러니까 정신차려 이친구야 가 영화의 교훈. 그 세세한 부분으로 인류와 자연의 교감을 보여주는데, 교감을 위해서 세포와 세포의 맞닿음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맞닿는 부분이 여성의 나팔관과 많이 닮았는데, 성행위를 상징하는걸로 보인다. 가장 궁극적인 교감의 형태를 이야기하고 싶었던듯.토테미즘도 당연히 따라오고. 흠, 말이 길어졌지만 결론은 '자연보호'인데, 국민학교때부터 지겹게 그려온 '우리강산 푸르게' 표어의 시대는 갔다.(지금 초등학생들도 아직까지 표어그리나?) 똑같은 얘기라도 이렇게 보여줘야 더 어필이 되고 반향이 큼. 특히 요즘세대들에겐. 후훗.

아. 주인공 남자가 처음에는 일반 새를 타고다니다가, 나중에 자신의 용맹으로 아무나 탈수없는 대빵 큰 새를 타고 나타나 모두의 경외를 한몸에 받게 되고 여자와 종족 우두머리 자리까지 차지하는데, '역시 차는 좋은걸 타야된다'라는 깨우침인가. (으하하) 그러고보면 원시시대에는 힘, 그 자체가 상징이 되었기때문에 자신의 힘을 증명할 필요가 있었겠지만 현시대에는 돈이 힘의 상징이기때문에 돈을 과시할 뭔가가 끊임없이 필요한 세상이다. 그래서 하루가 멀다하고 물건이 쏟아져나오는것이 아니겠는가. 요즘은 사람이 물건을 찍어내는게 아니고, 물건이 사람을 찍어내는 세상이다. 물건 만드는 사람, 물건 사용하는 사람. 물건 수리하는 사람, 물건을 청소하는 사람까지! 물건에 의한 세상은 이제 그만 안녕 이라고 말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