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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머리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


어제의 봄볕이 아름다워 혼자 점심시간을 틈타 이렇게 저렇게 걷다가 작은 간판 하나를 발견했다. 무슨 관광 협회였는데, 마침 그쪽일을 하고있는 친구가 생각나 참 오랜만에 전화를 걸었다.
"봄볕이 예뻐서 니 생각나서!"

아, 내가 남자였다면 스무살 여대생부터 싸모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들을 두루 사로잡았을텐데. 아쉽다, 여자 마음은 여자가 제일 잘 안다는 그 당연한 사실이!

오랜만의 내 전화에 친구는 반가워하며, 그때의 그 사람과 사귄다고 했다. 내 주변에 있는 유일한 모태솔로였기에 그녀의 연애는 참 고무적이다. 깔깔 웃으면서 '뽀뽀는 했어?'라고 물었더니 자기가 처음인데 장난이 아니라는거다. 와. 너 진짜 뽀뽀도 한번 안해봤냐고 물었더니 사람들보기 부끄러워 차마 이야기를 못했단다. 너무 맑은 물엔 물고기가 살지 않는다고 하더니 이제 너도 비로소 혼탁해지는거냐. (무슨 소리야!)

아무튼 처음 해보는 연애에 친구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너무 보고싶어서 나흘을 연달아 만났는데 피로해서 집에 오다가 울었다는, 거참 요즘 중학생들도 들으면 웃을 그런 풋풋함이 목소리에 막 엉겨있다. 아, 풋풋해!

친구와 전화를 끊고나서 오랜 의문이 다시 고개를 치켜든다. 내 첫키스는 누구지? 언제지? 보통 사람들이 첫키스의 추억은 아주 또렷하게 기억하는 반면, 나는 연애 중일때 일어났던 자잘한 일들은 모조리 담아 간직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순간은 새카맣게 기억이 나질 않는달까. 오히려 나에게 중요도가 별로 없었나, 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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