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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침데기 같아요, 음 그러니까 기분나쁘게 듣지 마시고 도도해보인다고 해야하나? 남자들이 쉽게 말을 못 걸 스타일이예요.'
배드민턴 대회 후 회식. 이런저런 팀들이 뒤섞이고 못보던 얼굴들도 몇 입사한터라 같이 자리를 하게 됐다. 처음 보는 남자한테 듣는 말. 어쩌다가 내 첫인상 얘기가 나왔는데 '새침데기' 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아. 이건 얼마전에 사루노한테서도 들은 말인데. 두 번이나 들었다고! 나 정말 새침데기 인걸까. 새침데기. 새침은 나와 거리가 먼 줄로만 알았는데. 처음 보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새침데기'라는 말에 잠시 벙벙해있는데 뒤이어 나온 단어에 아. (집에 돌아와 새침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쌀쌀하다는 뜻이다.)
'철벽치는거 같아요. 가까이 못오게. 그래서 남자들이 가까이 못갈꺼 같은데. 큰 맘먹고 가까이 가고 싶어도 까일꺼 같아요'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옆의 남자가 '바로 거절당할꺼 같아서 못가겠어. 철벽.' 라고 맞장구를 친다.
내가 그 말로만 듣던 철벽녀였구나. 철벽녀가 맞구나. 불과 채 일주일도 전에 그 친구에게도 듣지 않았던가. 철벽 좀 치지 말라고. 내 사람들만 챙기고 그 외의 사람들에게는 굳이 시간과 마음을 내주지 않고 저만치 거리를 두는 내 태도가 한 눈에도 쓱 보이나보다. 나보고 꽤 보수적일 것 같다고, 사람들과 거리를 많이 둘 것 같단다. 그래 나 냉소적이예요.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한없이 다정하지만.
나의 미래 연인은 용접공이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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