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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2014년 9월 11일 : 대체 휴일제

 

 

△ 그대없인 못살아

 

 

몇번이나 새로고침을 눌렀던가요. 겨우겨우 대체 휴일의 끄트머리를 붙잡고 서울로 가나했는데, 뭘 굳이 그리 밤에 가냐며 내일 새벽에 가라는 어머니의 만류에 못 이기는 척 하룻밤을 더 잤습니다. 고향집에서 자는 잠이 불편해요. 환경이 바뀌면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는데 (가뜩이나 요즘은 서울 집에서도 통 잠을 못자는데) 아무리 내가 살던 방이라도 떠난지 2년이 넘어가니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도 가물가물하고, 자려고 누우면 귓가에 뭔가가 바스락거려 영 불편합니다. 어머니에게 집에 있는 것이 내심 불편하다는 뜻을 내비쳤더니 섭섭하셨는지 저를 뒤로 확 밀어버리더라고요. 어, 깜짝이야.

 

새벽차를 타고 출근을 하려면 새벽 4시 30분에는 일어나야 하는데, 4시간도 못자고 출근하는 딸아이의 피곤함과 짜증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소리에 예민해 아무리 피곤해도 기차나 버스에서 잠을 이루지 못해요. 그나마 귀마개를 끼고 팔짱을 낀채 심각하게 인상을 찌푸리고는 가만히 앉아있는게 최선. 오늘은 내 자리에 중국인이 앉아있었는데, 자기 자리가 맞다고 우기는 통에 깜짝 놀라 심장이 덜컥했네요. 기차 잘못타면 출근을 못하게 되니까 아찔하더라고요. 중국어로 욕을 한 바가지 해줄껄.

 

서울역은 긴 연휴를 마치고 올라온 사람들로 바글거립니다. 다들 어디로 그리 바쁘게 뛰고, 뛰고, 또 뛰는지. 대체 휴일제. 대체 제대로 쉰건지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