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의 날씨

2014년 4월 12일 : 노홍철 유재석

 

 

거의 5주만에 온전한 내 주말이자 휴일이다. 연락이 뜸하던 친구가 갑작스레 만나자길래 "너 결혼하냐?"라면서 살짝 빈정거려 주었지만, 오늘은 온전한 내 시간을 갖고 싶어서 저 멀리 5월로 만남을 미뤘다. 당장 자기 책을 출간해야 한다며 밤 열한시라도 괜찮으니 좀 만나자는 선배에겐 욕을 한 바가지 해주고 싶다. 자기가 바빠서 서울을 급히 떠야하니 넌 나에게 맞춰서 시간 좀 내라는 그 논리의 어디에서 나온걸까. 나는 참 그런 성격은 못되는데 몇몇 사람들의, 자기 이득을 위해서라면 3, 4년 정도 연락 한 통 없이 남처럼 지낸 사이도 무색하게 만들어버리는 그 무색함이 참 대단하고 부럽다.

 

이렇게 밖에 안 나가는 날에 날씨까지 흐리면 너무 감사합니다. (히히히) 내 주말의 시작은 미뤄뒀던 TV 프로그램 보기. 본래는 일요일의 자정을 앞두고 월요일의 다가옴을 못내 아쉬워하며 케이팝스타나 무한도전 따위를 보는데 요즘 영 바빠 그 좋아하는 케이팝 스타도 3주째 못봤다. 아침에 일어나서 <무한도전 레이싱>이랑 <케이팝 스타>랑, 요즘 동영상 짤이 돌면서 자그맣게 웃음을 선사하는 <나는 남자다>를 다운받아놓고 몽쉘과 카스타드를 한 가득 쌓아놓고 있다. 히히. 이런게 주말이지.

 

무한도전을 꼬박꼬박 보진 않지만 무한도전에서 괜찮은, 좀 거창한 기획을 할 때는 꼭 챙겨서 본다. 예전에 봅슬레이나, 그 배타는 경기... 그리고 연고대 응원전이나, 댄싱 스포츠처럼 진짜 밑바닥이 제로인 상태에서 온전히 그들의 성과를 이루어가는 그 과정은 진짜 멋있고 섹시하고 아름답다. 끌끌. 그리고 여섯명의 캐릭터가 인간 전체 심리를 잘 대변하는 것 같고.

 

개인적으로 무한도전 멤버들이 가장 섹시해보일 때는 레이싱 할 때 인 것 같다. 예전에도 참 재밌게 봤는데, 이번에는 경기 출전까지 한다니 더 기대가 된다. 무한도전을 보는 여자들의 거의 대부분이 이런 생각을 하겠지만 '내 남자도 저런 성격을 가졌으면 좋겠다' 거나 '내가 남자의 저런 부분에 끌리는구나' 뭐 이런 자체 평가를 하면서 보지 않나. 나는 노홍철 씨를 제일 좋아하는데, 일단 자기 자신에 대해서 긍정하는 면. 그게 젤 맘에 들고, 늘 밑바닥에서 처절하게 노력해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이루어 내는 점이 되게 놀랍고 프로같다. 남자건 여자건 긍정성과 성실함을 겸비한 사람은 진짜 인간적으로 매력있다. (어, 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친구들의 몇몇 목격담 및 TV에서 보이는 여러 모습을 근거로 노홍철 씨를 보면, 실제 성격은 굉장히 조용하고 수즙은 스타일이란다. (아닐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방송용 자기 스타일을 확실히 구축했고, 어찌보면 생각없고 시끄러운 그런 캐릭터로 구축될 수 있는데 방송에서 엄청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어필한다던가, 타 프로그램에서 MC 등을 맡아 무리없이 소화해내면서 자기의 가벼운 캐릭터에 적절한 무게감을 덧입혀서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를 구축했다. 실제로 노홍철 씨가 어떤 성과를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은 굉장히 집요하고 무섭게까지 보인다. 응원전을 할 때도 박자감각이 없는 자기를 탓하기 보다는 진짜로 발바닥에 피 날때 까지 연습을 하고, 패션쇼 출전은 무산됐지만 완벽한 몸을 만들었고, 레이싱 출전을 위해서 수동차까지 빌려서 운전하는 것 등을 보면 진짜 '와' 싶다. 목표를 향해서 무섭고 집요하게 몰두하는 스타일. 진짜 멋있다. (근데 그 과정에서 주변의 사소하고 소중한 것들을 내팽개치는 남자는 또 매력없음.)

 

그리고 유재석 씨를 보면, 이번에 레이싱 보면서 다시 한 번 느낀거지만 멘탈이 진짜 갑인것 같다. 사람이 굉장히 머리가 좋고 정신력이 최고라고 해야되나. 왠만한 상황에서 끄덕을 안하고 침착한거다. 실수도 안 할 뿐더러 실수를 해도 바로 잡는 순발력도 대단하고. 이런 남자라면 내 인생을 한 번 맡겨볼만 하다 싶다. 정신적인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을 것 같은 남자. 그리고 자신의 대범한 심장과 비상한 두뇌를 미소와 겸손 속에 살며시 숨길 줄 아는 남자 .멋있다.

 

 

 

(*) 아, 남자들이 대단하고 한편으로 참 귀여운 점. 분명히 실력차이가 월등하게 나는데도 대결구도에 들어서면 남자들 특유의 '근거없는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는 것 같다. 시작 전에 딱 봐도 진 경기인데도 남자들은 자신의 실력에 상관없이 '한 방'을 노리고 신의 '한 수'를 노린다. 어떤 하나를 향해 펼치는 수컷들의 싸움은 그래서 좀 섹시하게 느껴지는지도. (그들의 근거없는 자신감을 실제로 당하면 좀 어이가 없긴 하지만.)

 

(*) 내 이상형에 대해서 이야기를 털었다가 "그런 남자는 네가 다니는 길로 안 다니고 차를 타고 다닌다"는 혹평을 들었는데, 운전 면허를 따야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