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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2014년 3월 27일 : 렛츠 뺑이 타임

 

 

 

봄 외근의 묘미.

 

 

여의도와 강남 쪽에 미팅 두개가 연달아 잡혀있었는데, 강남 쪽 미팅이 펑크나는 바람에 조금 숨돌릴 틈이 생겼다. 여의도에 미팅을 온지 어느덧 2년이 다 되어가지만, 생각해보니 그동안 한번도 여의도 공원에를 가보질 않았더라. 작년 봄 벚꽃 필 때, 마음먹고 버스타고 가본 것 말고는.

 

미팅을 마치고 나와서 근처 행인에게 "여의도 공원이 어디예요?" 라고 말하니 바로 저기라며 건물 뒤편을 가리켜 보인다. 진짜 가까웠구나. 회색 빌딩숲 사이로 초록과 분홍이 살그머니 아른거린다. 예쁘다. 봄이다. 조금 더 다가가니 몇몇 나무들은 꽃을 활짝 피웠고, 벚꽃도 벌써 예쁘게 피기 시작했다. 예쁜 벚꽃나무 아래에서 한참 고개를 올려다 보고 있으니 커플이 다가와 "저 여자에게 사진 찍어 달라고 하자." 라고 지들끼리 말한다. 나는 예쁜 벚꽃을 뒤로하고 갑자기 발걸음을 빨리해 그 자리를 떠나버렸다.

 

어느 정도 떠나와 뒤를 돌아보니 지들끼리 셀카찍고 뽀뽀를 하고 있었다. 혼자 벚꽃 감상하고 있는 여자한테 사진기 들이밀지 마라. 콱.

 

 

* 내 마음이 왜 이렇게 각박해졌을까. 조금 전 베트남 부부가 사진을 부탁했을 때는 친절하게 가로 , 세로로 화각을 달리해가며 무려 네 장이나 찍어주었다. 그것도 매우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