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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만 육천 오백번의 태양 * 달보다 더 환한 빛이 바다 한 귀퉁이를 하얗게 밝히고 있었다. 눈이 시렸다. * 사람이 살아가는동안 몇번의 해가 뜨고 지는 것일까. 사람들은 솟아오른 태양위로 눈물을 훔쳤고 그 중 몇몇은 망자가 건넨 술잔을 받는다. 똑같은 태양아래 나는 어느날에 웃었고 어느날에 울었다. 오늘의 눈부신 저 태양아래 하얗게 웃고있을 누군가들을 생각한다. 나는 오늘의 태양을 꼭꼭 씹어 삼킨다. 가슴이 뜨거워온다. 더보기
언젠가는 저 하늘의 달과 별을 먹겠다!  우연히 올려다본 하늘에 큰 거미한마리가 집을 지어놓았다. 하늘의 별과 달을 먹겠다는 양, 뱃심좋게 하늘을 향해 그물을 쳐놓은 그녀석이 참으로 고매해 보이기도 하고 그 호기로움이 몹시 부럽기도 했다. 세찬 바람에 휘청휘청 녀석을 걱정스레 바라보니 녀석이 바람속에 춤추며 한마디 한다 '아, 이보게. 이 정도는 견뎌야 별을 따먹지!' 더보기
우리 내일은 동물원에 갈까  저녁에 홀로앉아 TV를보며 그저께 산 박스를 조립했다. 연속극 남녀커플의 데이트장소로 동물원이 나왔는데, 그러고보니 동물원에 꽤 오랫동안 가보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구에 변변찮은 동물원이 없지마는). 욱이에게 내일 달성공원 어떠냐는 문자를 보내니 '500번 찬성'이라는 동의와 함께 액정가득 빼곡히 적힌 숫자를 받았다. 우리는 내일 오후다섯시에 달성공원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대구의 9월은 아직도 한창 더우니 잔디밭에 주저앉아 도시락을 먹어도 참 맛날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내일 한시쯤에 쌀을 불리고, 엄마가 만들어둔 돈까스를 몇장 구워 도시락을 만들어가야겠다. 김치와 케찹도 빼먹지 말아야지. 더보기
사람 나는 왜 사람일까. 꽤 오랫동안 부던히도 그런것들을 많이 생각해왔다. 나는 왜 사람일까. 나는 왜 사람일까. 뇌의 어느 한켠에 이 일곱글자가 따박따박 낙인이라도 찍힌 양, 무시로 튀어올랐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어느 이층집의 화분에 곱게도 터져있는 꽃을 보면서 나는 왜 사람이고 너는 꽃일까, 이런것들을 부던히도 많이 생각했다. 사람에게는 나로써는 감당할 수 없는, 아니 감당은 커녕 가만히 품고만 있기에도 버거운 무시무시한 것들이 많았다. 나는 사람이 무서웠고 내가 무서웠고 그래서 상처를 잘 입는 나는, 사람은 내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늘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람이다. 온 세상 만물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고 나는 그렇게 믿고 있다. 사람이 어울리지 않는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일까... 더보기
[스크랩] 아날로그 글쓰기의 세 가지 방법 소설가 손홍규 "펜이 원고지 지나는 느낌 너무 좋아" 20~30대 젊은 문인 중 육필원고를 고수하는 작가가 있을까? '아직' 그런 작가가 남아 있다. 소설가 손홍규 씨는 2001년 등단한 이후 줄곧 육필원고를 고수한다. 물론 그도 소설을 제외한 에세이, 시평 등을 쓸 때는 노트북으로 작업한다. 지난 7월부터 다시 장편소설을 전작하고 있는 그는 지난 두 달 간 700매 가량의 작품을 썼다. 하루 평균 12매 정도를 꾸준히 써온 셈이다. - 소설을 손으로 쓴 계기가 있나? "나는 93학번이라 대학시절 원고지에 글을 써서 레포트를 제출한 마지막 세대다. 94~95년도부터 몇몇 수업에서 '컴퓨터로 작업한 프린트물로 레포트를 내라'고 하는 정도라 원고지에 소설을 습작하는 게 자연스러웠다. 두 번째는 내가 담배를 .. 더보기
[스크랩] 아날로그 글쓰기의 세 가지 방법 아날로그 글쓰기의 세 가지 방법 | 기사입력 2009-09-16 16:57 조정래 등 펜으로, 김연수·김중혁 컴퓨터와 병행, 김경주는 타자기 예찬 1950년대 모더니즘의 상징이 타자기라면, 1990년대 포스트모더니즘의 상징은 컴퓨터였다. 글쓰기 환경과 도구의 변화는 문학 시장, 나아가 지식인 사회에 새로운 징후들을 가져왔다. 인쇄매체와 전자매체, 아날로그 문화와 디지털 문화는 다양한 감각을 만들며 문학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펜과 타자기, 노트북은 문학을 어떻게 바꾸는 걸까? 도구에 따라 작품이 달라지기도 하는가? 오늘날 대부분의 작가들이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작품을 써내지만, 여전히 육필원고를 고수하거나 타자기로 작품을 만드는 작가도 있다. 작품의 주제와 분량에 따라 육필과 컴퓨터 작업을 병행하기도 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