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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머리

마음의 빈틈

△ 마음에 대해 생각하다가 그만.

 

 

서넛이 모이면 내기라도 하듯이 '이상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하라고 대뜸 소리를 지르는 사람, 길거리에서 여자친구를 때리는 '착한' 동생, 이사간다고 기르던 고양이를 안락사 시킨 사람. 이상한 사람들 사람들 사람들.


이상한 사람들에 대한 한바탕의 성토가 벌어지고 나면, 뒤이어 궁금증이 따라붙는다.

'도대체 왜 이렇게 이상한 사람들이 많은걸까요?' 혹은 '언제부터 사람들이 이렇게 이상해졌을까요? 왜? 왜?'


저마다 각자의 이유를 대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마음에 빈틈이 없는 것. (그리고 두번째 이유는 쓸데없는 괴식의 과다섭취)


빈틈이 없는 마음은 위험하다. 행동과 생각이 빈틈을 비집고 들어가 마음을 에두를 수 없다. 소리를 지르고 싶은 마음이 소리를 지르고, 때리고 싶은 마음이 때린다. 죽이고 싶은 마음이 죽인다.


*


뻑뻑하고 빽빽한 출근길 지하철. 내리려는 찰나, 어떤 손이 내 가방을 거칠게 끌어당긴다. 잔뜩 찌푸린 얼굴로 뒤를 돌아보니, 내가 두고내린 양산을 건네는 손길이 있다. 우르르 내리는 사람들 가운데 굳이 내 가방을 끌어당겨 양산을 챙겨준 그 마음에 대해 오래 생각했다. 이 양산을 두고 내렸다면 며칠간 기분이 나빴을텐데, 고마운 마음을 두고 내린 탓인지 며칠보다 더 오래 문득문득 떠올랐다.


그리고 오늘 아침 출근길 버스. 역시 내리려는 찰나. 어떤 할아버지가 나에게 손짓을 하며 내가 앉았던 자리를 가리킨다. 얼마전에 산, 가끔 나를 눈물짓게 하는 작은 책 한권이 떨어져 있었다. (뭘 이렇게 자꾸 흘리고 다니는지) 마음에 빈틈이 있는 사람들을 자꾸만 마주하면서, 그들의 빈틈이 내게로 옮겨와 자꾸만 번지는 것을 느낀다.

 

 

*

뻑뻑하고 빽빽한 출근길 지하철. 내리려는 찰나, 어떤 손이 내 가방을 거칠게 끌어당긴다. 잔

뜩 찌푸린 얼굴로 뒤를 돌아보니, 내가 두고내

린 양산을 건네는 손길이 있었다. 우르르 뒤엉켜 바삐 내리는 사람들을 비집고 굳이 내 가방을 끌어당겨 양산을 챙겨준 그 마음에 대해 오래 생각했다. 이 양산

을 두고 내렸다면 며칠간 기분이 나빴을텐데,

고마운 마음을 두고 내린 탓인지 며칠보다 더

오래 문득문득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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