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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들/다른동네

베리커리 베이커리

먹기 위해 사는가, 살기 위해 먹는가. 
원초적인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쉬이 대답을 할 수 없는 것도, 3초 정도는 이맛살을 딱 지푸리고 고민하게 되는 것도 
먹는다는 것이 삶 속에서 묵직한 무게를 가지기 때문이겠지요. 

얼마전 펼친 어느 책에서 '우리는 맛있는 것을 천천히 먹기 위해서 태어났다' 와 비슷한 문장을 읽었는데, 읽으며 무릎을 탁 쳤습니다. 그 유명한 매슬로우의 피라미드 꼭대기를 차지하고 있는 자아실현은 저만치 밀쳐두고, 가장 밑바닥을 든든하게 떠받치고 있는 먹고사니즘이 삶의 이유라지 않겠습니까. 옳다쿠나! 

맛의 아우라! 맛의 오로라!
베리커리 베이커리는 오늘 점심무렵 눈에 들어온 작은 빵집입니다. 귀여운 앙버터가 앙증맞게 놓여있는 그 모습을 점심 후에도 줄곧 잊지 못하다가, 결국 뛰어가서 두 덩이나 사왔습니다.

'재료를 뛰어넘는 재주는 없다'
작은 빵집의 좋은 점은 빵 만드는 사람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거겠죠. 오리지널 앙버터와, 고심고심 끝에 바나나 크림 앙버터를 골라 나왔습니다. 호밀 식빵은 늘 저녁 늦게까지 남아있는데, 오늘은 어떤 손님이 다 가져갔대요.

하나는 친구에게 나눠주고, 또 하나는 집으로 곱게 데리고 왔어요. 갑자기 추워진 겨울이니까, 겨울에 어울리게 향초 켜놓고 따듯한 홍차랑 앙버터랑 다정하게 차려놓고 먹으면 좋겠어요.

늘 따뜻하고 달콤한 것들이 좋아요.
내일 또 사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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