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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씨발넘아 우리 선배는 술먹으면 꼭 나에게 전화해서 "씨발너마~~~" 라고 욕을 한다. 그 욕이 꼭 밉지만은 않은 것은, 나를 생각하는 애정이 담뿍 느껴져서다. (그렇지만 맨 정신에도 욕을 자주하는데, 그 욕이 꼭 밉지만은 않은 것은 내가 항상 더 크게 돌려주기 때문이다. 낄낄.) 아무튼 선배는 앞날 창창한 내가 안쓰럽고 안타까워 그러는지 "진짜 네가 하고 싶은걸 해." 라는 말을 술먹고 자주한다. 내가 몸 담고 있는 곳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도 자주한다. 깊은 밤, 선배의 혀 꼬부라진 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 저 깊은 곳에 애써 꾹꾹 눌러두고 외면한 불씨가 살랑살랑 살그머니 고개를 든다. 스무살 초중반에는 '진짜 네 인생을 살라'는 메시지가 담긴 책을 많이 봤다. 쉽게 뜨거워졌고, 진짜 네 인생을 찾지도 살.. 더보기
패션은 용감무쌍이다 : 좀 더 멋진 인생을 살고 싶다면 사진은 나의 2년전 영국여행, 템스강에서 찍은 할머니다. 나는 그때 한국으로 돌아와 할머니의 사진밑에 '낭만'이라고 적어넣었다. 며칠전이었나. 남자친구와 길거리를 걸을때였다. 한 커플이 우리 옆을 스쳐지나갔고, 우리는 거의 동시에 입을 뗏던것 같다. 정면을 응시하면서, 마치 그들은 원래부터 안중에도 없었다는 듯이. 그러나 가히 절망에 가까운 탄식을 내뱉으면서. ‘저건 아닌데!’ (키가 엇비슷하게 큰 남녀 한쌍은, 무릎까지 올라오는 까만 레인부츠를 똑같은 것으로 구입해 신고 있었다. 유독 돋보였던 이유는 남자의 반바지때문이었으리라.) 유난히 보수적인 경상도 특유의 성향도 한몫했겠지만, 어쨌든 이땅에서 나고 자란 보수적인 반지현은 패션피플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아마 그들을 목격한 대부분의 사람이 그러했으리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