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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를 위하여

김형경 <오늘의 남자>_ 한 남자한테 세 번 차였는데요! 겨울이면 늘 이민을 결심한다. 얼어붙겠는 얼굴을 하고서 입을 앙 다물고서 '언젠가는 겨울이 없는 나라에 가버릴꺼야!' 겨울 사이를 헤집으며 부득부득 결심한다. 그리고 이 겨울은 이민가면 영원히 못 누릴 겨울이니 이번만큼은 특별히 온몸으로 누려주마, 호기로운 척을 한다. 내년에도 이민 못 갈꺼면서. 알면서. 김형경 작가의 저서들 중 를 특히 재미있게 읽었는데, 최근에 나온 는 사실 전작만큼 깊숙하진 않은 느낌이라 내심 아쉬웠더랬다. 겨울과 남자. 이 둘 중에 무엇을 택할까. 퇴근 후에 잠시 고민하다 또 기필코 이민을 부르짖으며 차가운 밤공기를 비집고 강연장을 찾았다. 나란 여자, 남자를 택했다. 이 겨울을 무릅쓰고. 유선과 함께 와서 들었으면 좋았겠다, 라는 생각을 했다. 1. 남자의 무게 "여러분, 생각.. 더보기
<쥬라기 월드>_ 남자답게 뭐라도 좀 해봐요! △ 남자들에게 묻고 싶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효도관광말고 효도관람. 개봉하자마자 삼디안경을 쓰고 열심히 본 이지만, 어머니의 보고싶다는 말에 처음보는 양 다시 보았다. 공룡이 나올때마다 입을 틀어막고 놀라는 어머니를 훔쳐보며 웃기도 했고. 를 처음 보고 나온 여자 둘의 감상평은 '이모 남자친구(주인공) 멋지다' 였다. 그 날 나의 짤막한 기록을 찾아보니 '남자는 역시 어깨' 라고 남겨져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남성에 대한 온갖 판타지를 다 때려넣은 영화이지 말입니다. 대부분의 영화가 으레 그러하듯이. 그러나 나는 최근 라는 책을 독파하지 않았던가. 오늘 아침에도 벌떡 일어나 아침 햇살을 받으며, 남은 몇 페이지를 들여다 보는 지식인의 면모를 발휘하였.. 더보기
김형경의 <남자를 위하여>_ 여자들아, 정신차리자 (1/100) △ 어젯밤, 같이 사는 친구의 진두지휘 하에 처음으로 셀프 염색이라는 것을 (당)해보았다. 염색약을 바르고 걱정스런 맘으로 앉아, 내가 바른 제품의 후기를 검색했는데 '색은 숯검댕이가 되고, 결은 개털이 된다'라는 120여개의 혹평 발견. 두려움에 온 몸이 떨리기 시작했고, 패키지에 그려진 모 뷰티살롱 원장님의 살며시 올라간 입꼬리가 내게 뭔가를 말하는 듯 느껴진다. 기분 탓이겠지. '너도 결혼하면 저렇게 해 줄 수 있어?' 영화관에서 옆자리를 지키던 남자친구의 귀엣말. 함께 보고 있던 영화는 일본 영화. 기모노를 곱게 차려입은 일본 여성이 무릎을 반듯하게 꿇고 앉아 남편의 출장 가방에 옷가지를 착착 개켜넣는다. 옷 개는걸 무척 싫어하고 소질도 없는 나지만 '그으럼!' 이라 대답했다. 세글자 중에서 앞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