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흡 썸네일형 리스트형 짧은 연애를 마치고. 아무에게도 한번도 말은 안 했지만 '사람으로 사는 것이 나에게는 안 어울린다' 라는 생각을 늘 하며 지냈습니다. 길가나 화분에 심겨진 가느다란 꽃 한 송이를 마주할 때면 '난 왜 꽃으로 태어나지 않았나.' 라는 자괴 어린 눈빛으로 꽃들을 오래오래 바라보곤 했어요. 꽃들도 그들 나름대로, 의지를 내어 그 자리를 근근히 버티고 있는 것일텐데 삶에 대한 알량한 의지조차 자주 상실해버리고 마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사람'이란 타이틀이 꽤나 무겁고 거창하게 느껴져 왔거든요. 맘만 먹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고, 끝까지 가 닿지 못한 것은 단지 노력이 부족해서라면서요. 사람이란 족속은요. 사람으로 사는 것이 무겁고 어렵다고 하면서도, 그 무겁고 어려운 것들을 제외한 모든 것은 너무나 만족스러우니 난 어쩌면 좋을까요...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