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品/곳

신촌 아트레온 4DX : 안경을 몇번이나 닦았는지

 

 

 

일 바쁜 요즘에 조금 일찍한 퇴근. 이번주는 스케줄을 다 빼버리고 되는대로 멍-하게 보내고 싶었는데, 이리저리 일에 치이다보니 스케줄 없는 딱 하루가 참 맹숭하더군요. <겨울왕국>을 계속 보고 싶었는데, 봐야지 봐야지 미루다가 마침 저녁 7시 반에 내가 좋아하는 앞자리가 딱 하나 비어있어서 바로 예약. 4DX 는 평일 가격이 18,000원입니다. 조조는 11,000원이네요. 저도 시간이나 마음에 여유가 있었다면 당연히 조조를 봤겠지만, 그 날 저녁은 일에 찌들대로 찌든 나를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급선무였어요. 하아.

 

4DX는 예전에 한 두번 본 적이 있는데, 참 오랜만이네요. 좋은 영화는 무조건 좋은 버전으로 봐야한다는게 나의 지론이라서, 왠만한 영화는 다운받지 않습니다. (아직도 씨디를 열심히 사는 제가 바로 호갱이죠.) 아무튼 영화는 정말 좋았어요. 안경잽이라서 안경위에 또 3D안경을 끼고 보는데, 물이 자꾸 찍찍 나오니 3D안경을 수시로 벗어서 닦아주고 다시 각을 맞춰 써야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요. 은근히 안경 2개를 잘 맞춰쓰기가 어렵답니다.

 

평일 저녁에 홀로 고요히 찍찍 물 맞아가면서, 의자에 몸을 맡기고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자니 뭔가 그래도 조금은 해소되는 기분이었달까. 고백하자면 <겨울왕국>을 보다가 전 좀 울었는데, 어느 부분에서 울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나네요. 아무튼 디즈니의 수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앞 부분에 미키가 너무 오래 나와서 '비싼 돈주고 보는데 영화관 잘못 들어온거 아닌가. 환불은 해주나?' 라는 생각을 지나치게 하느라 앞 부분은 잘 집중을 못했지만요.

 

예전에 대학 다닐 때는 남자친구가 있어도 말 안하고 혼자 영화보러 많이 다녀서 그것 때문에 많이 다퉜는데,  요즘은 다툴 사람도 없는데 혼자 영화 보러 가기가 괜히 뭣하네요. 금요일 저녁, 커플들 사이에 끼어 혼자 영화보던 패기는 어디갔는지.

 

 

'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란 수제 고로케 & 대만식 수제제과  (2) 2014.02.13
바다, 그리고 쩜프  (0) 2014.02.13
바다  (2) 2014.02.04
터키 : 트로이의 목마  (0) 2014.01.27
퇴근길  (0) 2014.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