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品/것

베로니카 슈즈 : 엄마를 위한 작은 선물

 

 

 

 

올 여름에 '사랑하는 이에게 선물하는 구두' 라는 컨셉의 - 정확하지는 않지만 - 이벤트가 열렸는데, 떨어졌다. 한 켤레에 30만원쯤 하는 브랜드라 크게 기대는 안하고 있었는데 좀 공들여 응모한거라 아쉽긴 했었지. 그런데 10월쯤에 당첨은 안되었지만, 사연이 너무 감동적이라서 선물을 주시겠다고 연락이 왔다. 오 마이 갓.

 

다시 사이즈와 디자인을 확인하는데, 막상 당첨되고 나니 '내껄로 할까 흐흐흐' 라는 유혹이 잠시 올라왔지만, 난 젊으니까 만원짜리 끌고 다녀도 괜찮다는 합리화를 거침. 그런데 문제는 그때부터 엄마와 내가 집으로 발송되는 모든 택배에 촉을 곤두세우기 시작했다는 것.

 

"택배 안갔나?"

"안왔는데?"

 

"택배 안갔나?"

"뭐 시켰는데 자꾸 물어보노."

 

"택배 안갔나?"

"안 왔다니까!"

 

뭐 대충 이쯤되고 보니, 3주 가량을 기다리다가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담당자님께 연락을 취했다. 그 뒤로도 한참 소식이 없어서 -10월에 연락이 오고 12월에 받음- 처음엔 분노하다가, 나중엔 까먹고 있었는데 어느날 엄마가 구두 사진을 보내왔다. 마침 동네 아줌마들이 다 앉아서 놀고있던터라 개봉하라는 성화에 힘입어(?) 아줌마들이 택배상자를 먼저 뜯고 신발을 돌려가며 신어보고 난리가 났단다.

 

아오. 그런거 제일 싫어하는데. 자고로 선물은 조용한데서 혼자 살며시 열어보면서, 주는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줬을까... 한번쯤 깊게 생각해봐야 하는거 아닌가요! 아무튼 구두 사진을 받고 보니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면서 베로니카 슈즈에 감사한 마음을 다시 한 번 전한다. 카톡으로 귀찮게 한 나의 민폐에도 친절하게 응해주신 담당자님께도 감사를.

 

 

* 나는 엄마한테 지나치게 잘 하는 것 같다. 아부지를 챙겨야 하는데.

 

 

'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4-3  (2) 2014.01.27
음란마귀 테스트  (6) 2014.01.23
2014 다이어리 : 드디어 도착한 나의 2014년  (1) 2013.12.11
하지마요  (0) 2013.12.04
사랑  (0) 2013.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