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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on de alone/어떤 낱말들의 모임

<가족의 탄생>

 

 

 

 

 

'출산=고통'이라는 인식이 대부분이지만, 사실 출산은 충분히 건강하고 아름다운 생명 탄생의 과정이다. 그리고 잘 준비한다면 엄마와 태어나는 새 생명 모두 기쁘게 이 순간을 만끽할 수 있다. (출산을 해보지 않아서 뭐라고 떠든들 어줍잖을 수 밖에 없지만.)

 

자연출산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주장은 '세균 감염의 위험이 있다' '오랜 시간 진통을 방치할 경우 산모와 태아에게 위험하다' '자연출산은 그야말로 구석기 적인 행태아니냐. 최첨단 과학시대에 왜 굳이 문명을 거스르느냐.' 등의 우려를 표명한다. 그리고 소스라치게 놀라울 정도로 내 주위의 친구들도 하나같이 이러한 입장이었고, 출산 뿐 아니라 교육이나 생활 전반에 대해서도 나와 상반되는 견해를 갖고 있었다. 자연출산이나 대안 교육을 권한 내가 머쓱해질 정도로. 

 

( '제도' 안에 갇히지 않는 아이들은 소위 '일탈'의 위험이 다분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나 우울감, 극단적인 자살도 '공공의 선善'을 위해서라면 어쩔수없는 부작용이라는 것이 나와 반대되는 친구의 견해이다. 뭔가를 더 말하려다 그냥 입을 다물고 말았다. 아이들이 '일탈'을 왜 하는가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와 배려도 없단 말인가. 그냥 훗날에 네 자식은 제도권에서 키우고, 내 자식은 덜 제도권에서 키워보자. 가치관은 옳고 그름으로 따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내가 믿고 또 밀고있는 이러한 비 제도적이고 반 과학적인 가치관 역시 또 하나의 신앙일 수 있다. 나의 가치관과 타인의 가치관이 부딪힐때는 살얼음 디디듯 정말 조심스럽다. 너의 가치관에 동조하지 못하고 불쾌감으로 일그러지는 내 얼굴을 바삐 감추는 것 또한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 감내해야할 부분이리라. 어렵다. 어려워.)   

 

 

 

*

 

한 생명이 태어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는 것은 한 인간에게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질까? 경이에 찬 꼬마 아이의 눈동자를 보라. 이 아이는 결코 자라면서 여자를 '성적인 대상'으로만 보지 않을 것이다. TV를 보면 새파랗게 젊다못해 하얗게 질린 어린 친구들이 치마를 똥꼬까지 걷어올리고 "날 잡아잡숴. 오빠. 베이베"를 외치지 않나. 쟤들은 도대체 자기가 뭔 짓을 하는지 알고는 있을까. 또 '날 잡아잡수라는' 여자들을 보면서 자란 남자들은 어떻겠는가. 브라운관 속의 아이들은 잡아먹고 싶어도 잡아먹을 수가 없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그래서 주변에 멀쩡한 여자들을 아쉬운대로 '잡아잡수기' 시작한다.

 

프랑스에서는 엄마의 출산에 아이가 반드시 동참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여자의 몸안에서 생명이 피어나는 과정을 함께 한다는 것, 여성의 몸에 대한 인식은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정말 중요한 일이다.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