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자 이름을 좋아해서, 이름을 '지'로 바꾸고 싶어한지가 꽤 오래다. 예전에는 내가 자식을 낳으면 내 성을 물려줄수없다는 것에 안타까워하곤 했는데 요즘은 부모양쪽의 성을 다 따는 경우도 있으니, 훗날 예술적인 작명센스를 발휘해볼수 있을 법도 하다.
어제는 성과 이름 모두 평범의 극치를 달리는 이은경씨와 함께-'이은경'은 마치 고유명사 같다. 어디에나 있다. '김민정'과 더불어- 개명을 주제로 마음껏 이야기를 펼쳤다. 그녀역시 오래전부터 이름을 바꾸고 싶어한지라 후보도 여럿 있었다. 1순위는 은호. 뭔가 중성적이면서도 예쁜 이름이 좋단다. 내가 추천한 이름은 은반.(이름덕에 김연아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 동생의 자식을 위한 이름은 벌써 오래전에 지어두었다. 걔네들은 복도 많지. 두고두고 고모에게 무한한 감사와 사랑을 바치렴. (내가 언젠가는 고모가 된다니.) 남자아이는 찬란할 찬燦, 여자아이는 빛날 란爛이다. (혹시나 더 낳는다면 셋째이름은 기쁠 환歡. 넷째이름은 성스러울 성聖.)
우리말 이름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나도 내 이름을 우리말로 바꾸고 싶어졌는데 딧불 이라 바꾸고 싶다. 딧불이. 영어이름은 디앤루니스. 엄마한테 이름을 딧불 이라 바꾸고 싶다니까, 자꾸 디뿔 맞으면 어떡할래 라신다. 디뿔이.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