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설핏 잠이 들었다. 엷은 꿈을 꾸었다. 계절이 나를 훑고 지나간다. 봄이 올 무렵의 간질간질한 햇살, 비가 후두둑 쏴아 쏟아지는 축축한 여름, 여름이 끝나고 가을로 접어드는 매캐한 청량감, 말 그대로 모든 것이 얼어버리는 겨울. 문득 잠에서 깨어나니 이 모든 것이, 나를 둘러싼 이 모든 일상의 풍경들이 있는 그대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삶 속에 머무르고 있어 이것들을 경험할 수 있음에 다행한 마음이 들었다.
'아름답다' 하고 중얼거렸다. 마침내 일어나 벽에 걸어둔 마른 꽃들을 정리했다.
'오늘의 날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떤 삶 (0) | 2017.09.11 |
---|---|
2017년 9월 9일 : 초가을의 캠핑 (0) | 2017.09.10 |
2017년 9월 9일 : 소풍 (0) | 2017.09.09 |
2017년 9월 8일 (0) | 2017.09.08 |
2017년 9월 3일 : 부케 (0) | 2017.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