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을쯤인가, 원고를 하나 투고했는데 거기에 대한 답신을 이제야 받았다. 잊고 있던 글이라 놀랬다. 메일이 시간 간격을 두고 두 번에 걸쳐 왔는데, 두 번째 메일을 읽고는 손바닥으로 마른 얼굴을 괜히 쓸어보았다. 나도 모르게.
(첫번째)
안녕하십니까.
몇 달 전에 홈페이지를 통해 기고하신 글이
이번 2월호 독자글마당 원고로 선정되셨습니다
독자글마당에 선정되신 독자님들에게는 1년 정기구독권을 선물로 증정해드리고 있습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드리며,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두번째)
그런데, 글을 참 잘쓰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재와 스토리텔링, 주제를 피력하는 힘이 느껴집니다
한번 통화를 하고 싶은데요
꼭 연락처를 남겨주십시오^^
감사합니다
편집장 님이 직접 보낸 메일인데 '잘쓰신다'고 아니고, '참 잘쓰신다' 라니. 아침에 집을 나서 내리막길을 타박타박 내려가면서 여러 생각에 잠겼다. '누군가 조그만 내 꿈을 어루만진다' 라고 핸드폰에 짧은 메모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