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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2016년 11월 2일 : 매일의 느슨한 기록

어제는 반쯤 넋이 나갔다. 감기 기운을 안고 덜덜덜 떨면서 집에 와서 침대위에 꼬꾸라졌다. 집으로 가는 길에 문득 홍삼, 그래 홍삼이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세븐일레븐에 가서 열심히 홍삼을 뒤졌으니 없었다. 정관장이랑 세븐일레븐이랑 어쩌구 저쩌구해서 편의점에도 홍삼을 판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왜 없는건가. 침대에 털썩 누워 바짝 마른 목에 물 한잔 마시고 싶다고 생각만 하면서도 움직일 기운이 통 없다. 천장만 멀뚱멀뚱보면서 눈알과 함께 온갖 생각을 다 굴린다. '친구도, 애인도 없다니. 이러다가 고독사하는거 아니야?' 왜 사람이 아플때는 서글프고 우울한 생각으로 곧장 고속도로를 타는걸까. (아침에 몸이 좀 괜찮으니 그제야 '아플때는 혼자 그러지 말고 꼭 연락하라'는 다정한 친구들의 말이 막 튀어나온다. 미안하다, 얘들아.) 그러다가 깜빡 잠들었다 일어나니 새벽 1시. 겨우 침대에서 기어 내려가 불을 끄고 옷을 갈아입고 다시 잠이 들었다.

역시 젊다는건 좋은건가. 홍삼은 구경도 못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의 아픔과 슬픔이 무색하리만치 괜찮았다. 추운 날씨에 혹독하게 얇게 입은 벌을 톡톡히 받았으니 이젠 이 한몸 챙겨보리라. 마...마그네슘! 편두통에 좋다는 마그네슘을 챙겨먹고 옆에 나란히 서있던 오메가도 챙겨먹었다. 목에 좋다고 해서 작년 이맘때 사놓은 도라지 꿀도 한 숟가락 떠먹었다. (유통기한이 지났더라) 가방에 바나나와 삶은 계란과 견과류를 넣었다 .오늘 미팅은 못 할 것 같다고 어제 끙끙 앓으면서 생각했는데 왠 걸. 미팅도 잘 할 수 있겠어. 목티 입고 스웨터 입고 패딩입고 목도리하고 장갑끼고 나오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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