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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고기도 좋아요

간장찜닭과 채식주의자

나는 내가 내 생의 이날쯤 오면 어련한 채식주의자가 되어 있을 줄 알았다. 내게 채식주의자란 그저 유명 작가의 작품일 뿐인가!
남의 고기를 필요로 하는, 때로는 기쁘고 슬픈 존재인 나는 갑자기 엊저녁 제육볶음이 몹시도 땡겨 혼자 식당가를 배회하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주간의 고단함을 털어내는 불금과 매콤한 고기맛을 즐기려는 어깨들 사이에 홀로 비집고 들어가 앉기가 영 마뜩찮아 아쉬운대로 닭볶음탕 정도로 혼자 합의를 봤다.

그러나 이게 왠 걸! 탕 안의 고기는 꼴랑 세 점. 게다가 왜 여자라고 밥을 알아서 적게 담아 주는가! 내 양은 내가 알아서 먹는데! 분개한 나는 토요일 아침부터 새벽 여섯시 사 분에 눈을 번쩍 뜨고 - 새벽 두시에 잤는데 -  닭 한마리를 다 넣고 찜닭을 만들었다.

동이 터오는 창 밖을 보며 생각한다.
'맘대로 만들었는데 이렇게 맛있으면 어쩌라고, 거 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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