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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2016년 3월 22일 : 자만

 돈벌이가 숭고한 행위라고 끊임없이 자각하지 않으면 그저 돈버는 기계로 전락해버린 것 같은, 오늘따라 유독 너덜너덜.

2년전 들었던 강의를 저녁도 못 챙기고 세시간 여를 다시 듣고 있노라니, 강사님이 그간 두번의 이직을 하고 창업하는동안 나는 무얼했나 곰곰. 자만이 자기만족인건지 자기기만인건지 혼자 한자를 바꿔넣어가며 고민해보다 자전거를 타고 손시리게 집으로 오는 3월의 추운 봄밤.

빵나무에 들러 뭐라도 좀 살까 싶어 자전거 위에서도 쇼케이스를 기웃, 뜨끈한 핫도그라도 포장해갈까싶어 밥스바비 앞을 또 기웃. 자전거 위에서는 다들 빠르게 스쳐가지만.

주구장창 화이팅만 외치는 아버지가 요즘따라 유난히 미워서, 괜히 수저색깔론이나 펼치는 못난 자식 코스프레나 한바탕 하고싶은 마음. (제발 화이팅은 그만요. 충분히 짜내고 있다고.)

여름에 융숭한 잎을 드리웠다가 겨울무렵 앙상해진 나무 그림자가 다시 도톰해진다. 자전거를 끌며 그림자를 보고 웃는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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