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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일요일 계속,


오늘은 춘분. 춘분이~ 옛기록을 찾아보면 춘분에 얼음을 꺼내는 제사를 드렸다고 쓰여있다. '아이고 조상님, 이제 팥빙수 좀 먹게씀미다. 헤헷' 이런 뉘앙스랄까. 내가 옛날에 태어났으면 춘분을 제일 좋아했거나 (팥빙수 개시! 와 같은 맥락이니까) 동지를 제일 좋아했겠지. (동지! 동지에 나와 함께 긴긴밤을 팥죽 퍼먹지 않겠뉘?) 거참, 쓰고보니 팥 되게 좋아하네. 귀신은 아닌걸로.

춘분맞이 창문에 뽁뽁이를 뜯었다. 라이크가 18밖에 안되는, 아무도 모르는 노래를 발견해 줄곧 듣고 있으며, 장범준 한정판을 가지지 못한 마음에 가슴을 쥐어 뜯으면서 가사를 음미하는 중. 올 봄에 결혼하는 신랑들이 많이 부르겠구나. 쌈박질 하고 다니는 것도 아닌데 코피를 흘리느라 현관에 후두둑 떨어져있는 말라붙은 핏방울을 닦아내고, 로얄 자취생이라며 두 대나 들여놓은 냉장고 중 하나가 작동이 아예 안된다는 사실을 이제야알고 열패감을 맛보는 중. 열어보니 10kg나 사들여놓은 당근은 이미 썩은지 오래. 이제는 보일러끄고 자도 되려나. 공들여 쌓은 것도 아닌데 돌아서면 높이 쌓인 빨래탑.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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