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있어보이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같은 풍경에 대고 같은 카메라를 디밀어도 유독 있어보이게 찍는 이가 있고, 같은 밥을 먹고 같은 길을 걸으며 같은 시간 속을 살고 있어도 유독 있어보이게 적고 노래하는 이도 있다. 그러니까 나는 '있어보이는' 일로 밥벌이를 한다. 남들과 똑같은 순간 속에 머물면서 '있어보이게' 포장한다. 아무 것도 아닌 것을 아름답게 만든다.
그렇지만 최고의 포장은 '있어보이게'끔 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게끔' 하는 것.
당신이 시선도 두지 않던 작고 작은 순간을 산채로 사로잡아 당신의 눈앞에 들이미는 것.
그러나 무례하지 않고 은근하고 섬세하게.
결국은 아름답게 보려는 마음같은 것. 그것이 설사 아름답지 않더라도 아름답게 보려는 애씀 같은 것.
내가, 당신이 잠시 몸담는 이 삶이 되도록이면 아름다웠으면 좋겠으니까. 이 삶은 한번뿐이라고 하니까.
이 마음이 없다면 나는 더 이상 글을 쓸 수 없겠지.
△ 빨대 쪽쪽, 구름맛은 어떤 맛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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