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별마실/오래묵은 로망, 태국

태국

 

 

 

 

 

태국에 갔을 때 좋았다. 태국에 있을때는 짜증이 치솟던 순간이 더러 있었다. 어쩌면 꽤 많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돌아오니 태국에 있었던 모든 순간이 좋았다, 말한다. 어쩌면 일생에 서로의 단 한번 만남일 길 위의 인연들. 나는 마음을 덥석 열고서는 온갖 마음들이 내 마음을 드나들도록 내버려두었다. 나는 길 위의 모든 사람을 쉽게 믿었고, 쉽게 웃었고, 쉽게 마음 속의 이야기를 꺼내었다. 까맣게 잊고있던 '좋아하는' 마음도 잠시 되살아나 섬나라 출신의 어느 소년에게 들러붙었다가, 소년이 사라지면 또 다른 섬나라의 어느 소년에게 들러붙었다가, 그 소년도 사라지면 비로소 옛 사랑을 생각하기도 했다. 옛 사랑이 꼭 함께 가자고 이야기했던 나라의 이름이 아주 복잡했는데, 다시 연락을 해서 물어보기도 머쓱하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라던 그 나라는 가보기 틀린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태국에서 돌아와서 책을 샀다. 내가 들린 태국의 작은 도시에 대해 씌인 책을 샀고, 작가보다 훨씬 더 어렵고 힘든 곳을 가보았노라며 잠시 우쭐대는 마음에 젖기도 했다. 그리고 나중에 이미 같은 책을 5년도 이전에 사두었다는 것을 알고 웃음이 났다. 미리 읽고 갔으면, 길거리에서 바나나 팬케이크를 구워파는 그 할머니에게 책에서 봤어요, 라면서 반가운 척을 했을텐데.

'별마실 > 오래묵은 로망, 태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둘째날 : 드디어 카오산 로드  (0) 2015.02.27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  (0) 2015.02.27
첫째날 : 납치녀 등극  (0) 2015.02.25
프롤로그  (2) 2015.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