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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들/우리동네 : 낙원이 되는 서교동교연남연희

연남동 탕탕 양푼이집 : 오므라이스 먹고 싶을 때!

 

 

 

 

여기가 연남동인지 성산동인지 구분이 애매모호 하지만, 어쨌든 이 근방의 작은 출판사에서 2년차를 찍은 근무자로써 이 동네 가게가 슬며시 바뀌는 걸 지켜봐 왔습니다. 여기는 원래 '샤샤 해물 칼국수'가 있던 자리인데요, 해물이 듬뿍 올라간 해물 칼국수는 꽤 많은 인기가 있었어요. 술먹은 다음날 해장으로도 좋고 (전 사실 해장이라는, 그러니까 '속을 푼다' 라는 개념을 잘 몰라요. 살면서 '한번도 토를 해본적 없다' 거나 '한번도 체 한적 없다' 라는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들에게도 구토와 체증이 어떤 느낌인지 개념이 안 잡히는 것 처럼요.) 비오는 날, 아스팔트를 때리는 빗소리의 주파수에 맞추어 호로록 호로록~ 국수 면발을 땡기는 맛도 좋지요.

 

아무튼 돌연 샤샤 사장님이 '밤에만 영업 하겠다, 술 장사를 하겠다' 라고 으름장을 놓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샤샤 해물 칼국수는 종적을 감추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http://blog.naver.com/saloneyewear?Redirect=Log&logNo=50135342255 여기 보시면 샤샤 해물 칼국수 사진이 맛깔나게 찍혀있네요. 오픈 시기인 2012년 초반에는 6,000원이다가 여름 무렵에는 7,000원인 점도 눈에 띕니다. 갑자기 꽂혀서 샤샤 해물 칼국수에 대한 포스팅을 스무개나 봤네요. 아아 그는 좋은 칼국수였습니다.) 샤샤 해물 칼국수가 종적을 감추고 그 뒤에 들어선 것이 바로 '탕탕 양푼이집' 입니다.

 

샤샤. 탕탕. 가게 이름이 동음어의 반복이라 재밌긴 하네요. 무슨 뜻인지는 두 가게 모두 알 수 없지만, 탕탕 양푼이집도 참 맛있습니다. 오무라이스, 김치찌개, 뽕제비 (선배가 '뽕제비 하나요!' 라고 할 때 옆에 있는 내가 괜히 부끄럽달까요. 딱히 이유는 없지만.) 파스타, 목살 스테이크 등 특별한 맥락 없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는 음식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전 여기서 줄곧 오무라이스를 고집하고 있지만 함께한 일행들이 김치찌개나 뽕제비를 다시 찾는걸로 봐서 평타 이상은 치는 것 같군요.

 

오무라이스를 시키면 김치찌개 국물이 딸려오고, 한쿡 야쿠르트도 내어줍니다. 참 좋은 서비스죠. 오무라이스도 계란을 3개 정도는 쓰는 것 같아요. 물론 오무라이스는 촉촉야들보들보들한 김여사 표는 못 따라오겠지만. 

 

아, 갑자기 샤샤해물칼국수 먹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