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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2015년 5월 24일 : 아주 새로운 사업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면서요. 진짜냐고 여러번 되묻고 싶은 오늘 동화를 무척 좋아했다. 우리나라 동화뿐만 아니라 트롤이 나오는 먼 나라의 동화도 참 좋아했다. 유년시절 읽었던 동화들 중 오늘따라 생각이 나는 동화는 말을 할 때마다 입에서 보석이 튀어나오는 소녀의 이야기이다. 그 소녀는 마음이 참 예쁘고 고와서 말을 할 때마다 자기도 모르게 온갖 보석이 튀어나왔다. 그 소녀를 시샘한 언니들의 입에서는 말을 할 때마다 세상의 온갖 징그러운 것들이 튀어나왔다. 쥐, 바퀴벌레, 뱀... 오늘 입에서 보석이 튀어나오는 분을 만나서 꽤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 입에서 다이아며 루비 따위의 온갖 아름다운 보석들이 쏟아졌고, 그 보석들에 비할 수 없을만큼 아름다운 광채를 자랑하는 미래의 꿈과 희망도 줄줄이 쏟아졌다.. 더보기
2015년 5월 22일 : 이게 다 전기장판 때문이다 △ 내 안에도 불이 번쩍 장판 감기에 단단히 걸렸다. 한겨울에도 기침 한 번 안했던 내가. 이리 맥없이 무너지다니. 이게 다 전기장판 때문이다! 전기장판이 고장났는데, 전기 장판을 틀지 못한 그날부터 밤에 추워 자주 깨고 이불을 뒤척이며 결국 아침에 덜덜 떨며 일어나게 되었다. 보일러를 틀어보지만, 보일러는 이미 장판의 최고온도에 최적화 된 나를 만족시킬 수 없으렷다. 작년 봄에도 전기장판이 고장나서 '아유 이제 봄인데 뭘' 이라는 생각에 새로운 장판 마련을 차일피일 미루다 몸살에 된통 걸리고야 샀던 기억이 있는데, 올해도 벌써 5월인데 싶어 장판 구입을 미루다가 이 무슨 꼴이더냐. 그러고보니 한 해에 장판 하나씩은 꼭 해먹는 것 같다. 늘 최고 온도를 고집하기 때문인가 어쩐가. 그립다 너의 살결. 장판.. 더보기
2015년 5월 20일 : 레디, 개새... 아니 겟셋. △ 나의 불안, 스트레스, 번뇌, 잡념, 고민 좀 철거해주오. 혼자하는 욕이 많아진다. 내 안에 꽉 찼다는 신호다. 본격적으로 이삿짐을 싸보려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근 일주일간 머릿 속에만 있었던 '동네 우체국 방문의 날'을 드디어 현실로 이루었다. 꿈은☆이루어진다. 집에서 걸어서 10분이 채 걸릴까말까한 거리에 있는 우체국을 방문해서 6호 박스의 크기를 눈으로 가늠해보았다. 6호박스를 지그시 째려보기도 하고, 어루만져보기도 하며, 가까이 다가섰다가 멀찌감치 떨어지기도 했다. 이런 나를 우체국 직원이 흘끗 쳐다본다. 어제 새벽까지 용달차 아저씨와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했는데, 새벽 3시까지 이어진 통화의 결과(심야에 남정네와 통화라닛! 꺄아앙) 우체국 6호 박스 12개로 맞추면 얼마까지 해주겠다는 이.. 더보기
2015년 5월 19일 : 인생은 알 수가 없어 △ 2년 꼬박 살던 방을 새 주인에게 넘겼다. 밤 열시 삼십분. 그 등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러니까 오늘 아침. 집 근처 한방병원에서 엎드려 침을 맞는데 진동이 북북 울렸다. 두 번은 문자다. 잠깐의 침묵. 실눈을 가만히 떴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귀하의 자질은 겁나 높지만 안타깝게도...'라는 문자였다.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고 '이제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재빨리 따라붙는다. 최종면접에서 느낌이 좋았다. 오라는 말도 없었는데 '가네 마네'를 놓고 가족들과도 분분했으며 내 안에서도 분연했다. 일주일 내내 머리가 아파 잠도 이루지 못했었더랬다. 이게 바로 떡줄 놈은 생각도 안하는데 김치국부터 마신다는 속담의 좋은 예. 그러니까 이미 될 꺼니까 방을 내놨다. 새로운 세입자를 찾는 일.. 더보기
2014년 11월 5일 : 11월의 아침엔 거리에서 브레이크 댄스를 (난 슬플때 힙합을 춰.) △ 현겸이는 말했지. "난 슬플때 힙합을 춰." 특별히 늦을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어물쩍대다가 정말로 늦어버렸다. 가령 이런 식이다. 세수를 할까말까를 계속 고민하다가 세수를 너댓번은 족히 하고도 남았음직한 시간이 흐르고, 세수를 안하기로 결심했는데 결국 "에잇!"이라는 외마디 외침과 함께 세수를 하고보니 정말로 늦어버릴 것만 같아요. 세수만 하고 어제 입었던 옷을 그대로 다시 입고, 머리는 회사에서 감아야겠기에 (BGM: 015B가 부릅니다 - 처음만 힘들지) 샴푸며 린스, 수건을 주섬주섬 챙긴다. 이것도 챙기고 저것도 챙기고 오늘따라 챙길 것들이 많아 가방에 두서없이 집어넣고 보니 정말 백팩이 터질정도로 한 가득. 자전거에 가방과 함께 몸을 실었더니 가방의 무게 때문에 휘청거린다. 뭘 이렇게.. 더보기
2014년 10월 2일 : 스웨터를 꺼내는 오늘 아침 내내 느적거리다 급하게 찾아입는 스웨터. 올 가을의 첫 스웨터는 형광 연두다. 스웨터를 꺼내 입었으니 계절의 의식처럼, 좋아하는 프랑스 책 한권을 꺼내서 몇 꼭지 읽어야겠다. 그래봤자 읽는 페이지는 정해져 있다. 맥주에 관해서 읽다가 곧바로 가장 좋아하는 스웨터에 관한 페이지로 넘어가 읽고 또 읽으며 음미한다. 갈아놓은 완두콩 색깔이라든가, 젖은 흙의 색이라든가, 성근 털실의 짜임에 관해서 담백하게 이야기하는. 지나간 연애에 대해서 종종 생각을 한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생각을 하기도 하고, '오 내가 생각을 안하고 있군!' 이라며 생각을 하기도 한다. 지난 연애에 앞서 그 무렵 어느 즈음에 '이제 곧 연애하겠구나.'라고 느낀 적이 있다. 짐작도 아니고 확신도 아니고 그저 그렇게 될 것이었다 알고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