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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머리

사람은 모두 문이었으면 좋겠다.

 

 

'사람은 모두 문이었으면 좋겠다.'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어떤 소설의 첫 문장입니다. 그 문장이 덜컥 마음에 들어 책을 두 권 구입해 어떤 어르신께 선물로 한 권 드렸었어요. 두어 해전 크리스마스 즈음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제목도, 저자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을 보아 크게 인기를 끈 소설은 아닌 것 같네요.

 

문門.

 

우리는 하루에 몇 개의 문을 드나들까요? 문에 대한 사유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숱하게 존재했었음니다만, 오늘 문득 몇 개의 문을 열고 또 닫는동안 '귀찮다' 는 생각이 둥실 떠오르고 그 생각의 끝에는 '이 문이 오늘 나의 몇 번째 문이지?' 하는 물음표가 따라붙었습니다. 자고 일어나 방문을 열고, 욕실 문을 열고, 현관문을 열고, 대문을 열고, 버스문을 열고, 사무실 문을 열고, 빵집 문을 열고... 문이라는 것이 사실 참 재미있잖아요. 같은 공간일 뿐인데, 임의로 구획을 지어 용도를 나누어 놓은 것이니까요. 여기서부터 여기는 방이고, 여기서부터 여기는 부엌이야, 하고. 연결인 동시에 단절을 가져다주는 재미있고 기특한 상징. 문은 언제부터 생겨난 것인지 문득 꽤 궁금해지네요. 다함께 동굴에서 살던 어느날, 누군가가 '혼자 있을 곳이 필요해' 라는 마음이 일어, 마른 검불을 끌어모아 곁에 쌓은 것이 그 유래일런지. 같이 있고 싶으면서도, 혼자 있고 싶은 사람의 이중성이 존재하는 한 문도 사람의 곁에 머무를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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