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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머리

취미는 사랑


어제 만난 친구는 '도대체 넌 취미가 몇개야?' 하고 문득 내 눈 앞에서 양손가락을 쫙 펼치고 혼자 꼽아보며 곰곰 내 취미를 중얼거렸다.
'요리, 기타, 글, 사진, 노래...'

어제밤부터 오늘 새벽 두시를 넘기면서, 다시 일어나자마자 점심때부터 끈덕지게 나를 붙들고 이야기를 이어가던 미모의 번역가 언니는 대화의 끝에 '넌 뭘할때 행복해?' 하고 물었다.

'음, 요리할 때 진짜 행복하구요. 기타칠 때도 행복하고, 음악들을 때도 좋고 글 읽거나 쓸 때도. 아, 꽃 안을 때도 너무 좋고 그림 그릴 때도 좋아요.'

행복할 꺼리가 많다는건 얼마나 감사한 일일까. 어제 합창 수업에서는 선생님 피아노 반주에 맞춰 건반을 뚱땅뚱땅 두드렸는데, 고 짧은 시간동안 나는 너무나 신이 났다. 마음이 짜르르했고, 내가 두드리는 것이 아니라 음악의 신이 내 손을 이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떤 흐름 속에 분명 같이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즉흥연주 속에서 또 하나의 행복을 발견한 기쁨이라니!

선생님이 어제 말한 것 중에 '의미는 부여하기 나름' 이란 말이 있었다. '돌아오라 소렌토로' 라는 노래를 배우는데, 사실 소렌토는 한국의 통영보다 볼거리 없는 그저 작은 섬이라고. 그러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소렌토를 노래하느냐, 하고.

행복한테는 쉬워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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