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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꼴리는 걸 구분을 못해요?

 

△ 요새 너도 나도 페이스북 프로필을 무지개로 바꾸기에 유행인줄.

 

 

 

 

 

누워서 뒹굴거리며 오랜만에 웹툰도 좀 보고, 지인들의 페이스북을 구경했다. 요즘은 너도 나도 무지개 프로필이네. 무지개가 유행인가? 인터넷에 '페이스북 무지개 프로필'을 검색하니 미국발 동성결혼 합헌을 축하한다는 뜻이란다. 아. 그렇구나.

 

 

오늘 시청을 지날 일이 있었는데, 버스가 쭉쭉 잘 빠지다가 시청 언저리에서 꿈쩍도 안한다. 시청에 일단 내리고보니 수백은 족히 될법한 경찰병력이 있었고, 동성애를 반대하는 무리와 그들을 반대하는 무리들이 어지럽게 뒤섞여있었다. 수많은 경찰들을 거스르면서 올라걸었는데 꽤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이 퀴어축제가 있는 날이었구나. 시청에서 열리는건 처음이라 시장을 몰아내자는 목소리도 뜨겁다. 가만. 칠년전인가 혼자 영국여행을 갔다가 마주친 장면도 퀴어축제였다. 그때는 무지개가 어떤 의미인지, 지나가던 누군가가 내 손에 쥐어준게 막대사탕인줄로만 알고 있을때라 '와 영국은 즐거워' 였지만 그 분위기. 참 평화롭고 좋아보였는데. 여기는 왤케 쌀벌해.

 

 

'짐승도 안하는 동성애' '동성애가 허용되면 아동성애, 수음, 강간도 용인' '동성애는 기독교 말살정책' 내 견해로는 논리도, 이해도 되지않는 피켓들이 어지럽다. 나는 집안이 대대로 카톨릭이다. 카톨릭에서도 동성애는 안된다. 낙태, 이혼, 피임은 물론 동성애 절대 안된다. 종교의 어떤 덕목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언젠가 이야기하니 내가 좋아하는 신부님이 이런 말씀을 해주셨다. 종교는 취사선택이 아니라고. 니가 좋아하는 것만 쏙쏙 뽑아서 가질 수 없다고. 성서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에서도 사람들이 신의 노여움을 산 것도 동성애 때문이라 씌여있다. 그렇지만 종교도 궁극에는 사람을 위해서 만든거잖아. 시대가 바뀌는데 종교도 어느정도 균형점을 찾아야지. 교황님도 그리 말씀하셨고.

 

 

내가 거창한 종교인이 아니라서 그런지 몰라도, 어떻게 동성애와 '수음, 강간, 아동성애' 가 같은 선상이냐.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데. 그 사람 아니면 안되는데. 그 사람이 나랑 똑같은 남자, 혹은 여자라는게 그렇게 기분 나빠? 뭘 그게 그렇게 천벌받을 일이라고 모여서 신나게 몰아붙이냐. 부채춤은 또 뭐고. 부채에 어떤 영험한 효력이라도...  

 

 

*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 가는데 똑같은 커플티를 차려입은 남녀가 보인다. 주의를 두지 않고 있다가 한눈에도 남자가 여자보다 키가 15센티이상은 작아보여 다시 시선이 간다. 남자가 여자보다 키가 커야한다는 불문율이 있는 것도 아닌데, 보기에 어색하니 다시금 시선이 가는 것이다. 여자의 어깨에 팔을 두른 남자를 몹시도 바라보면서. 논리적으로는 '동성애? 왜 안돼?' 라며 열린 마음인척 하지만, 나는 어쩌면 '나와 얽힐 일이 없으니' 사실은 방관을 하면서 찬성인 척 교묘한 가면을 쓰고 있는게 아닐까? 인류평등주의자인척. 지극히 정상적인 것들의 사소한 특징들도 나도 모르게 비정상이라 규정짓고 있으면서.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