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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E 미군전투식량 : 남자의 로망

 

(이 날 내가 메고있던 가방이 하필 국방색이라서, 뭔가 꽤 밀덕같은 사진이 되어버렸다.)

 

지난 겨울에 선배가 '나 미군전투식량 샀어!' 하고 자랑을 했는데, '그렇군요' 하고 시큰둥하게 반응했더니 재미가 없었나보다. 전시도 아닌데 굳이 맛없는 전투식량을 왜 먹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군대에 다녀온 남자가 아니라 그런지 전투식량에 대한 궁금증은 살짝 일었지만 로망은 글쎄. 그리고 다소 까다로운 구매절차를 모르기도 했었고.

 

아무튼 전투식량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뭐야. 벌써 9개월은 족히 지났지 않나? 선배가 나에게 자랑하려고 직접 전투식량을 가져왔다. 그제서야 나는 선배가 기대하던 반응 비슷한 어떤 액션을 취하기 시작했는데, 일단 구매가 불법이란 말이 나를 자극한다. '지마켓이나 옥션에서 인터넷으로 사면 되는거 아니예요?' 라는 나의 말에 '이걸 사는건 엄연히 불법이다. 내가 이걸 사려고 얼마나 고생을 했는줄 아느냐. 파는데를 몰라 미군부대 앞을 샅샅이 뒤져 겨우 알아내었다.' 라며 선배가 침을 튀긴다. 파파파팍.

 

그리고 잘못 사서 베지테리언 용을 열개나 샀단다. 구분이 있는줄 몰랐단다. 아무튼 선배덕분에 처음으로 전투식량이란 걸 먹어보았다. 납작하게 찌그러진 빵 두덩이와 히터, 메인용 식사, 그리고 자질구레한 종이성냥, 티슈, 소금 따위. 난 종이성냥이란걸 선배의 지도하에 켜보다가 손가락에 약간 화상을 입었다. 젠장.

 

아무튼 뭐 먹어본 소감은 호기심으로 한번쯤은 먹어볼만 하다, 정도. 근데 전투식량에 대한 수요가 참 많은가보다. 선배도 열개 다먹으면 다음엔 다른 버전으로 또 사러간단다. 다들 남자라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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