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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on de alone/어떤 낱말들의 모임

<작은 몰입> : 눈앞의 성취부터 붙잡는 힘

 

소확행

2018년 대한민국 소비트렌드의 대표적 키워드로 자리잡은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줄임말로 많은 국민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키워드 중 하나입니다. 몇 평 이상되는 집, 얼마 이상의 월 소득, 몇 점 이상의 성적, 순위권 안의 대학... '행복'을 마치 기성복처럼 여기고, 남들과 똑같아지려 갖은 애를 쓰던 대한민국에도 변화의 바람이 부나봅니다. 무엇이든 숫자로 정의해버리던 행복의 정의도 슬그머니 바뀌는 것 같고요.

<작은 몰입>은 그런 의미에서 꽤 흥미로운 제목이었어요. 보통 '몰입'이라고 하면 굉장한 집중력과 엄청난 시간, 피 땀 눈물을 다 쏟아붓는 대단한 경지를 일컫는 말로 여겨지니까요. 행복을 저만치 높은 곳에 두고 모든 삶을 쏟아붓던 (얼마 되지 않은) 과거에는 '몰입'의 대단함과 중요함을 강조하는 책들이 많았습니다. 그 유명한 <1만 시간의 법칙>을 비롯해 비슷한 책들이 서점가를 휩쓸던 때가 있었어요. 1만 시간이라니. 투자할 1만 시간도 없거니와 꾸준함도 없는 사람은 재빨리 포기해버리기 쉽습니다. 그래, 나는 그래서 '행복'해질 수 없나봐, 하고.

 

 

계란 하나에서 시작하자

<작은 몰입>. 책에 대한 흥미로운 기대감으로 목차를 펼쳤을 때 처음 느꼈던 감정은 당혹감. 1만 시간대신 좀 더 효율적으로 목표를 성취하는 방법을 일러줄 것이라는 나의 기대와는 다르게, 목차는 스케치며 우덩이 깊이 재기와 같은 목표 달성에는 하등 쓸모가 없을 것 같은 일들을 차례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저자는 첫 장부터 완벽한 오믈렛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지요.

'이게 뭐야? 이래서는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 같은데.' 당혹감은 첫 장을 넘기면서 바로 수긍으로 바뀌게됩니다. 바로 아래의 문장때문입니다

 

마이크로마스터리는 작은 몰입만으로 충분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최소 단위의 과제를 뜻한다. 과제가 무엇이든 상관없다. 그걸 끝까지 완전하게 해재는 과정과 결과가 중요하다. 마이크로마스터리를 해낸다는 건 그 자체로 완벽한 하나의 능력을 가졌다는 뜻인데, 이는 그보다 더 큰 능력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마이크로마스터리를 통해 지속적으로 작은 몰입과 성취를 맛본 사람에게는 무슨 일이든 적극적으로 해내는 의욕과 끈기가 생긴다. (p.13)

 

마이크로마스터리

<작은 몰입>에서는 여러개의 마이크로마스터리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목차를 슬쩍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꽤 흥미로워요. 초밥 만들기, 저글링하기, 나뭇가지로 불 피우기... 머리 속으로는 '그까짓거 뭐' 하고 쉽게 보이는 항목이지만 막상 시도해보면 은근한 시간과 끈기를 필요로 하는 것들입니다. 게다가 '완벽'하게 해내야하고요. 그렇지만 이 목록들의 가장 큰 매력은 재미있다는 것이지요. 마음껏 흥미를 가져도 될 자유와 마음껏 참여할 자유. 이것만으로도 너무나 매력적입니다.

 

 

 

성공과 행복에 이르는 가장 쉬운 길

 

흔히 '성공과 행복'은 너무나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한대로 굉장한 의지와 목표의식, 끈기를 갖춘 비범한 인물이야말로 성공과 행복을 거머쥘 자격이 있다고 암묵적으로 동의하지요. 성공과 행복은 어쩌면 그리 크고 거창한 것이 아닐지 모릅니다. 책에서 말하는 대로 '삶이란 한가지 분야에서 마스터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많은 감각들을 활용해 보다 충만한 삶을 사는 것' 이니까요. 모든 것을 버리고 산 꼭대기에 오른 사람의 기분은 어떨까요. 환희에 가슴 벅찬 것은 그저 한 순간일겁니다.

달걀을 휘젓고, 노래를 지어부르고, 기타를 꺼내세요. 가장 작은 부분이라고 여겨지는 것이 어쩌면 가장 큰 성공과 행복을 가져다줄지 모르니까요.

 

 이 책은 (주)도서출판 길벗의 브랜드 더퀘스트에서 제공해주셨습니다. 좋은 책을 읽을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