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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배

증오와 분노에 찬 그 이름, 영덕대게여

너 지금 야리는거니?
끓는물에 집어넣은 이를 향한 원망과 증오가 쪼그마한 눈동자에 가득담겨 있다.

엄마가 영덕대게를 한박스 사오셨다. 영덕대게가 大게가 아니라는건 이제 웬만큼 알려져 있는 상식이지만, 크긴 크더라. 어릴적에는 젓가락으로 게다리를 쑤시는걸 좋아했기때문에 엄마눈에는 내가 게를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나보다. 마트가면 맛살에 환장하는 내가 아니던가. 엄마는 맛있는 게 실컷 먹으라고 사오셨는데 나는 사실 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이름만 게맛살인 맛살은 무지 좋아하지만.

엄마가 한냄비를 삶아놓고 먹으라고 자꾸 독촉하시기에 어쩔수없이 한마리 집어 들었지만, 나를 야리는 그놈의 눈동자를 보니 안그래도 먹기 싫었던 마음에 혐오감까지 더해졌다. 겨우 게다리 몇개만 먹고 말았는데, 엄마는 몸통이 맛있다면서 자꾸 몸통을 나에게 먹이려고 한다. 지남이도 게를 즐기지 않는데다가 그놈의 눈동자를 보고 겁이 났던지 게딱지를 따려고 몇번 힘을 줘보다가 포기했다. (아마 의도적 포기였던듯!) 나도 게딱지가 영원히 열리지 않기를 바랬고. 이상하게도 영덕대게는 솥에 며칠동안 담겨있다가 결국 상해서 버림을 받았다. 한박스에 십만원을 넘게 주고 사왔다 했는데 앞으로는 게를 먹을 일이 영원히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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