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대구에 도착했다. 역 근처에 유난히 군인들이 많이 보였는데, 다들 군복만 덜렁 입고 있었다. 안 춥나? 내 하나 뿐인 남동생은 신검 받으러 갔다가 척추측만증 진단을 받아, 500명 중 2명에 뽑혀 공익으로 근무했다. (그 날 집으로 돌아와 통닭을 두 마리나 시켜 자축하더라.) 그래서 가끔 '군대도 안 갔다온 시키가' 로 운을 떼며 싸나이 군부심을 짓밟을 때가 더러 있었지만. 어쨌든 겨울에 군복이 어쩐지 저쩐지 알 턱도 없고 궁금하기도 해서 얼굴책에 한 줄 질문을 던졌는데, 남성들의 덧글이 그토록 열심히 달린 것은 처음.
* 내 게시글 :
군복 위에 파카 못 입나요? 다들 군복 하나만 입고 있네. 싸나이 가오인가요, 아님 군복이 뜨신건가. 후자라면 나도 갖고싶다 군복.
* 의견들 :
-그럴리가, 전투복 따위는 입으면 그냥 트레이닝복 입고 있을 때보다 더 추워지는 마법같은 옷일 뿐. 맨 바깥 야상 안쪽에 입는 깔깔이가 그나마 따뜻할까나.
-그가 군복 위에 다른 걸 걸칠 기회를 얻었다면 군복 자체를 다 벗고 다른 걸 입었을 것이므로 보이는 군복입은 군인들은 군복 외에 다른 걸 입을 기회를 갖지 않은 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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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전투복 겉에 걸쳐입는 전투복 점퍼가 당연히 있습니다.
따뜻하고요~!!
군인 제복에 대한 홍보가 많이 부족한가 봅니다.
털모자도 있고, 모피로 가장자리가 둘러싸진 모자도 있고, 방한 파카도 있고, 다 있습니다~~!!!
- 젊은이들이 패기와 에지가 돋보이게 하려고 일부러 안입었을듯~
- 윗윗분이 말씀하신 '전투복 점퍼'라는게 야상을 말씀하시는 건지 모르겠네요. 윗분은 야상 말씀하셨는데, 군인들이야 이게 전투복(군복)인지 '야상'인지 구분할 수 있지만, 보통 사람의 시각에서 전투복과 똑같은 무늬가 그려져 있는 '야상'은 그냥 '군복'일 뿐이죠. 당연히 야상 다 입고 있었을 겁니다. 야상까지 입은 모습을 보고 '군복만' 입고 있다라고 표현을 한 거 라고 저는 추측하는 바이고요. 야상이 따뜻한가에 대해서는.. 하, 글쎄요 야상 안에 깔깔이, 그 안에 내복까지 입었다면 나름 꽤 따뜻하겠지만 야상만으로는 도저히 그게 충분히 따뜻하다고 말할 수는 없겠네요 양심상. 올해같이 따뜻한 겨울이라면 그걸로 충분할 수도 있겠지만..
-물론 내복, 깔깔이, 심지어 야상도 '패션'(군대경험이 없는 사람은 이해할 수도 심지어 차이를 인지할 수도 없지만) 때문에 안 입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긴 합니다.ㅎㅎ 근데 아무래도 이 글에서의 군복 위에 파카 못 입는다고 질문할 때의 '파카'를 사제 패딩같은 게 아니라 군복 '야상'도 포함되는 범주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이지 않을까요?
-부대마다 다르지 않다고 말씀하신 점에서 '전투복 점퍼'라는 게 아무래도 야상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야상이 '따뜻하다'는 뭐 개인의 느낌 차이니까 그렇다쳐도, 젊은이들이 '패기'와 '에지'때문에 '모양새'가 빠져서 절대다수가 야상을 안입었을 거라고.... 가정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가 있네요. 제가 보기엔 요즘도 대부분의 휴가나온 군인들이 야상 입고 있던데요. 저도 입고 나왔었고. 애초에 이 추위에 야상 안입고 휴가 나가려고 하면 부대에서도 막을 거고요. 안입고 나오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쪽이 소수겠죠. 절대 다수는 아닐 거고.
-뭐 저도 훈련이 미친 듯이 많았던 부대라 휴가용 전투복 따위 빼두지 않고 입긴했었죠^^ 그리고 예비군 훈련때는.. 옷이 안들어가더군요 ㅠ ㅋㅋㅌㅋ
- 이렇게 장문의 설명글 안써도 군대 갔다온 대한민국 남자들이라면 다 알 수 있는 내용들인데~~ ㅎ
'야전상의' 옷 맞죠~!!
내복에 내피 껴입고 전투복 입고, 그 위에 야상 입으면 따뜻하죠~
'야상'을 그냥 얇은 전투복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전방에서 전투부대 소대장으로 근무한 후 전역해서 이런저런 설명은 덧붙이지 않아도.....
-군인무시하지마세요ㅋㅋㅋㅋㅋ 안추워서 입니다ㅋ
-겉은 따뜻해 보여도 마음은 춥겠지
덧글은 훨씬 더 많은데 어쨌든 나의 결론은 남성들은 군대얘기를 좋아한다는 것. 그리고 군복은 추운 것이 분명할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