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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2016년 4월 15일 : 사쩜오

 

 

 

 

 

 

 

* 요즘 통 (제대로 된) 글을 쓰지 못했다. 마음밭이 엉망이었기 때문. 몇 해전에 들었던 '비우기 위해서 채운다' 는 말이 오늘 문득 생각났다. 그 때는 그 말을 겉핥기로만 알아들었고, 될 수 있다면 그런 우를 범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였다. 어쨌든 비워야 할텐데 굳이 수고로운, 정확히 말하면 헛수고를 할 필요가 무엇이란 말인가. 굳이 채워보지 않아도 인식으로는 비운 것이 좋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경험하지 않을 수 있다면 경험하지 않고 싶었달까.

 

 

 

* 아침마다 허둥지둥하고 버둥버둥하는 나와는 달리, 골목길에 나른한 고양이처럼 아침을 쬐는 이들이 보인다. 문을 열지도 않은 수퍼 맞은 편의 마루에 앉아 빈속에 담배를 꼬나 물기도 하고, 도로 한 켠에 아무렇게나 세워진 플라스틱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있다. 느른하고 나른한 표정으로. 해가 저물어 집으로 돌아올 때면 그들의 안부가 문득 궁금하기도 하다만, 어쩌면 당연하게도 그들은 그 자리에 없다. 하루종일 나른한 고양이여도 좋을텐데.

 

 

 

* 몽쉘 바나나. 나는 왜 유독 과자에 집착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길가를 가다가도 상대방의 손에 들린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유심히 보는 편이다. 저절로 거기에 눈이 가는걸 어쩌랴. 오늘 편의점에 갔는데 초코파이를 낱개로 한 봉씩 팔고 있어서 눈을 번뜩이며 박스는 없냐고 물어보니 아줌마가 진열대 아래켠을 가리킨다. 오랜만에 들어온 거라고. 진열대 앞에 쭈그리고 앉아 딱 하나남은 몽쉘 바나나를 사야할지, 초코파이 바나나를 사야할지 고민한다. 얼마에 한번씩 들어오느냐는 나의 물음에 둘 다 오랜만에 들어오는데 초코파이가 더 뜸하게 들어온다고 한다. 몽쉘 바나나는 한달만에 1천 5백만개가 팔렸단다. '리미티드 에디션'이라고 박스에 표기해 놓은 문구룰 바꾸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불티나게 팔리는데 리미트를 건다면 그것은 미친짓. 롯데제과측은 생산량을 150% 늘인다고 한다. 지금 이마트 등의 대형마트에서는 몽쉘 오리지널과 카카오도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데 - 내가 사려고 며칠동안 아등바등해봐서 잘안다 - 사람들 심리가 그렇지 않을까. 몽쉘 바나나 사려고 했는데 없으니까 '에라 몽쉘이라고 사지!' 이런 마음. 오예스 바나나맛은 언제 나오는지 내심 궁금해하고 있는데, 요거트 맛이나 딸기, 알밤 맛을 진즉에 출시한 오예스가 왜 바나나 트렌드 앞에서는 아직 잠잠한지 모르겠다. 곧 나올 예정인가.

 

아는 분이 '학교 선배가 초코파이 측에 바나나를 납품하니 많이 사먹으라'는 멘션을 남겼는데 죄송하다. 나는 언제나 몽쉘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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